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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났을 때 사람 구하려면 몸을 빨리 움직여야 하거든요.”세계소방관경기대회 육상에서 금메달 딴 최재원 소방위 인터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하는 소방관에게 체력은 굉장히 중요한 요소이다. 그런 소방관들중 최강의 소방관을 가리는 소방계의 올림픽이 있다. 1990년 시작되어 매 2년마다 열리는 ‘세계소방관경기대회’가 그것이다. 올해로 13회를 맞는 충주세계소방관경기대회는 지난 9일부터 17일까지 충북 충주에서 9일간 진행됐다. 50여개국 전・현직 소방관과 의용소방대원 6천여명이 75개 종목에 걸쳐 출전해 자웅을 겨뤘다.

최재원 소방위.

 한국은 이 대회에서 금메달 239개를 따 종합 2위(1위는 금 241개의 홍콩)를 차지했다. 의정부소방서의 최재원 소방위(41)는 육상 800m 부문에서 금메달을 딴 소방관 경력 15년의 베테랑이다. 최 소방위를 만나 금메달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의정부소방서 화재조사분석과 조사3팀 소속의 최재원 소방위입니다. 하는 일이라면... 화재 원인을 파악하고 재산 피해를 조사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네요.”

최 소방위가 딴 금메달. 최 소방위 제공.

 - 늦었지만 금메달 축하합니다. 수상 소감 부탁합니다.

 “TV로만 보던 시상대에 직접 올라가 금메달을 목에 걸으니 처음엔 실감이 안 났습니다. 대한민국 소방관 대표로 참가한 것만으로도 영광인데 메달까지 따 감격했거든요.”

 - 이번 대회에 참가한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참가 이유가 거창하지는 않아요. 세계소방관경기대회는 매년 개최지가 바뀌는데, 한국에서는 2010년 대구에서 한번(제 11회) 열린 것 외에 없었어요. 대구 대회는 여러 가지 개인사가 겹쳐 참가하지 못했고, 이후에는 매번 국외에서만 대회가 열리길래 참가하지 못하고 내심 아쉬움만 달래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올해 3월 충주대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번 아니면 언제 해보겠나’  싶어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 평소 육상을 잘 했습니까.

“달리기 연습을 꾸준히 해 나름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불 났을 때 사람 구하려면 몸을 빨리, 쉴새없이 움직여야 하거든요. 그래서 5km 마라톤에 참여하기도 했어요. 그렇다고 준비를 거창하게 하지는 않았습니다. 3월부터 7월까지는 가벼운 트레이닝을 주로 했습니다. 산책로 뛰기 같은 것을 했네요. 그리고 2개월 전부터는 녹양동에 있는 의정부종합운동장을 실제 경기장이라 생각하고 뛰었습니다. 이렇게 보니 6개월가량 준비를 한 셈이 되는데 나름 소득이 있었나 봅니다. 꽤 강력한 1위 후보를 제치고 제가 1위를 하게 됬으니까요.”

 - 강력한 우승 후보가 따로 있었습니까?

 “소방관 대회는 연령별로 나누어 경기를 치릅니다. 800m 달리기에서 40~50대는 저를 포함 총 8명의 선수가 트랙에 서 있었습니다. 단 한판으로 금메달이 갈리는 상황이었어요. 그 중에는 방금 말한 1위 후보였던 홍콩 선수가 있었죠. 그 홍콩 선수는 이전 대회에서 금메달 3개를 땄는데 이중 2개가 육상에서 딴 것입니다. 게다가 이번 대회에서 홍콩 선수들 성적이 엄청 좋았거든요. 육상과 수영 종목에서 금메달을 싹 쓸어갔던 터라, 이 선수도 잘 하지 않을까 하는 위기감이 들었습니다. 금메달이 실감이 안 난다고 하는 것도 여기에 있네요.”

 - 그 홍콩 선수와 기록 차이는 얼마나 났습니까?

 “제가 2분 20초에 들어왔어요. 그 홍콩 선수와는 4초정도 차이가 났던 걸로 기억합니다.”

경기 준비중인 최 소방위(8번 레인). 최 소방위 제공.

 - 그 선수 외에도 위기감을 느낀 부분이 있다면요?

 “위기감이라 하기는 뭐한데, 사실 대회에 참가하지 못 할 뻔했습니다. 근무 체제가 3교대로 이루어져 있는데, 경기 당일(16일)에 비는 인원이 많아 제가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대리 근무자가 있었어야 했어요. 정말 다행스럽게도 자신의 휴일을 반납하고 제 빈 자리를 채워준 동료 덕분에 대회에 참가할 수 있었고 그 동료를 위해서라도 좋은 성적을 거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 금메달 획득 후 주위 사람들 반응이 어떻든가요?

 “대부분 비슷해요. 참가한다 했을때는 ‘설마?’ 하는 분위기였습니다. 경기 당일날도 큰 기대는 받지 않았어요. 평소에 운동을 많이 하는 편이 아니어서 이미지가 운동과 거리가 멀었나 봐요. 그런데 금메달을 목에 건 사진을 보여주니 사람들의 시선이 달라지더군요. 저에게 ‘사람을 쉽게 보면 안되겠구나’라고 말한 동료도 있고.”

최 소방위(우측)와 노경식 소방위(좌측) 서로 금메달을 들고 있다. 최 소방위 제공.

 - 경기를 진행하면서 기억에 남는 사람이 있습니까?

“여러 사람이 스쳐지나가는데요. 굳이 꼽자면 화성소방서에서 근무하고 있는 노경식 소방위가 기억에 남습니다. 이전에 마라톤 뛰었을 때 만난 인연인데, 이후 그렇게 자주 보지 못 하다가 경기 당일날 다시 만나게 됬죠. 그분도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충주에 있었다 하더군요. 본인 일정도 있는데 응원도 엄청 열정적으로 해 주고 사진이나 동영상도 다 찍어 준 덕분에 기억에 남습니다. 게다가 이번 경기에서 금은동 전부 1개씩 획득한 분이라서 더 기억에 남네요.”

 -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느낀 점은 무엇입니까.

“나도 하면 된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기회가 되면 다음에도 대회에 참가해서 금메달을 따 보고 싶어요.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10kg을 감량한 덕분에 더 건강해진 느낌도 들고요. 자부심도 생기고 건강도 챙기고 금메달도 챙기고. 일석삼조라는게 실감이 되던 기간이였습니다.”

김준영 기자  aquarain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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