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많아서 못 고르겠어”

 “다 거기서 거기 같은데”

 선택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자주 하는 말이다. 그렇게 드문 경우도 아니다. 당장 ‘오늘 점심 뭐 먹을까?’ 하는 질문에도 매번 똑부러지는 답을 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사람들은 무엇인가를 찾아보고 결정하기 위해 포털사이트에서 검색을 한다. 

 의정부에서 맛있는 음식점을 찾아보자. 포털에서 ‘의정부 맛집’ 이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하면, 순식간에 7만 7천개 음식점이 뜬다. 이중에서 어떻게 고르란 말인가.

 의정부시에서 나고 자란 한 블로거는 요리사 시절 취미로 블로그를 운영하며 의정부의 맛집 정보 등을 담은 포스트를 게시하며 사람들의 호응을 얻었다. 그리고 블로그를 통해 여러 사람과 소통을 하며 한 가지 느낀 점이 있었다. 의정부의 맛집이나 명소 등을 물어보는 내용이 유난히 많다는 것이었다. 그래, 이 일에 집중해보자, 그는 그렇게 마음 먹었다.

 페이스북 페이지 ‘의정부 하태핫태’(이하 하태핫태)는 그렇게 만들어졌다. 이야기의 당사자이자 하태핫태의 대표 박희연씨를 만나 그간의 얘기를 들어봤다. 

하태핫태의 얼굴마담 박 대표.

 “하태핫태는 16년 6월쯤에 생겨 올해로 2살을 맞은 페이스북 페이지입니다. 의정부의 작은 소식부터 유명한 곳 까지 의정부의 모든 곳을 페이지에 담고 있어요. 사람들에게 가장 호응이 좋은 것은 맛집 정보인데, 이 외에도 의정부의 실시간 이슈나 사건(범죄)등도 다루고 있습니다.”

 하태핫태란 ‘하얗게 태우고 핫하게 태우자’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은 2016년 아이돌 그룹 블락비의 멤버 ‘지코’가 워터파크 CF에 나와 사용했던 표현이기도 하다. 박 대표는 하태핫태라는 페이스북 이름이 이 광고와 관련이 깊다고 말한다.

 “이름이 중요하다는 것은 잘 아실 겁니다. 그래서 페이지 개설을 하기 전 가장 오래 걸렸던 작업이 이름 짓기였어요. 핫플레이스 핫이슈 맛집 등은 너무 많아서 그리 돋보이지 않았습니다. 임팩트있는 이름이 뭐가 있을까 하며 평소처럼 SNS를 검색하며 10대, 20대가 자주 쓰는 단어를 검색하던 도중 지코의 하태핫태 광고가 눈에 확 들어왔고, 그것을 이름으로 삼게 되었습니다.”

 박 대표는 지금에서야 하는 이야기지만 약간은 후회하고 있다고 장난스럽게 말했다. 발음이 힘들어 핫태핫태나 하트하트등과 같은 반응을 들은 적도 있고, 무엇보다 나이가 좀 있으신 분들이 하태핫태라는 표현을 이해하기 힘들어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은 이런 분들에게 의정부 페이지라고 소개하고 있다. 

 하태핫태는 의정부에 처음 방문한 사람부터, 의정부 토박이에 이르기까지 모두에게 도움을 주는 게 목표다. 실제 하태핫태 페이지에 들어가면 맛집 정보뿐만 아니라 생활밀착형 정보가 가득하다. 개업한지 며칠 안 된 가게의 정보도 금세 올라온다. 비결이 무엇일까?

의정부 하태핫태 페이스북 페이지.

 “대부분은 구독자 분들 덕분입니다. 구독자 분들의 제보가 있어 새로운 곳에 대한 빠른 정보를 입수할 수 있고, 그걸 기반으로 직접 찾아가 취재하고 게시글을 쓰는 것이죠. 또한 의정부역 근처에 자체적으로 사무실을 두고 인원을 상주시키는 것도 큰 요인 같습니다. 제보가 들어오면 빠르게 나갈 수 있으니까요. 또한 저희가 직접 찾거나 광고가 들어오는 경우도 있는데, 비율로 따지면 광고가 3 제보 및 직접 찾는 것이 7 정도 됩니다. 게시글을 작성할 때는 정확한 정보를 전하는 것을 가장 신경씁니다. 저희 게시글 하나로 가게가 잘못될 수도 있고, 그러한 사례가 몇 건 있었거든요.”

 이러한 노력 덕분에 의정부 하태핫태는 11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가진 페이지가 되었다. 의정부 인구가 44만을 좀 넘는 것을 감안하면 적은 숫자가 아니다. 하태핫태가 한 가게에 미치는 영향력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가게들은 어떻게 선정되고 있을까?

 “선정 기준은 딱히 없습니다. 제보가 들어오면 일단 가는거고, 내부 회의를 통해 결정합니다. 이때 구독자 분들의 취향이 어느정도 고려되긴 합니다. 피하는 곳은 의료 쪽. 위험 부담이 너무 크고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이게 아니거든요. 이 외에도 가게에서 요청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까 말한 광고겠죠. 무상으로 해 주는 경우도 있고, 돈을 받고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무상으로 하는 경우는 ‘이 가게 굉장한데?’ 하는 느낌이 들때. 돈을 받는 경우에는 퀄리티에 신경을 더 쓰는 편입니다. 액수는 구체적으로 밝히기 힘들지만 직원들 인건비 정도만 받고 있습니다.”

 박 대표는 이러한 행동에 대해 하태핫태 페이지 운영이 돈을 벌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페이지를 창설하면서 세운 가장 큰 원칙은 소통이며, 그 소통에 돈이라는 요소가 끼어 장벽이 생기면 안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소통을 강조하다 보니 단순히 맛집 정보만 기계적으로 올리는 페이지가 아니라 의정부의 이슈도 조금씩 다루고 있는 편입니다. 그 외에도 앞에서 살짝 언급했지만 사건사고 관련해서. 의정부 경찰청 강력계에서 연락이 올 때가 종종 있습니다. 이러 저러한 사건이 있는 데 도움을 달라는 겁니다. 자세히 밝히기는 곤란하지만 도난, 파손, 무전취식후 도망 간 사람에 대한 제보를 받아 사건을 해결한 적도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감사패나 포상금 등도 받은 적도 있네요. 평소에 구독자 분들과 꾸준히 소통했기 때문에, 구독자 분들이 적극적으로 제보해주시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또한 가게 사장님이 연락을 하여 덕분에 잘 됐다는 연락을 들을 때도 있는데, 이럴 때마다 뿌듯합니다.”

 단순 맛집 정보를 다룬 곳과 하태핫태의 차이는 이런 것이 아닐까. 지역의 소식통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하태핫태를 이끌고 있는 박 대표는 타 지역의 사람들도 이 페이지를 통해 의정부에 찾아와 즐겁게 놀다 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작은 바람을 남기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의정부 하태핫태 페이스북 페이지: https://www.facebook.com/zzppqqzz/

김준영 기자  aquarain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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