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보드레 공방 로고

 “2년전 영상을 공부하던 때였어요. 당시 큰 인기를 끌던 바나나 액추얼리와 전지적 짝사랑 시점 같은 웹 드라마를 보고 있는데, 나도 저런 영상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갑자기 솟구치는 겁니다. 그래서 그날부터 뜻이 맞는 친구들을 모으고 시작했어요. 혼자서는 안 되니까, 같이 할 사람이 필요하니까요. 그게 ‘달보드레 공방’의 출발이었어요.”

 박성진씨(신한대 미디어 언론학과 24)는 창작 웹 드라마 ‘달보드레 공방’의 탄생 과정을 이렇게 설명한다. 어느날 불현듯 떠오른 아이디어를 다짜고짜 행동으로 옮긴 결과라는 것이다.  

 '달보드레 공방'은 대학생들이 만드는 웹 드라마다. 2016년 9월에 방영된 ‘안녕 여름’을 시작으로, 2017년 11~12월에 나온 ‘달보드레 단편‘까지 총 4편의 시리즈를 방영했다. 드라마의 무대는 신한대 강의실과 신한대 주변 지역이다. 

  총 감독인 박성진씨는 ‘달보드레 공방’을 시작하기전에는 영상보다 작가에 꿈을 가진 학생이었다. 2017년 2월 교수 추천으로 들어간 태권도방송사에서도 그는 인턴신분이지만 각본을 쓰는 구성작가로 활동했다. 그러던 그가 영상제작 과정을 어깨너머로 지켜보면서 영상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영상의 ‘영’자도 모르던 왕초보에서 영상의 매력을 즐기는 매니아가 됐다.

'달보드레 공방 단편시리즈- 수호천사'  中 신한대학교 강의실을 빌려 촬영한 장면

 달보드레란 순우리말로 연하고 약간 달큼하다는 뜻이다. '달보드레 공방’은 그 이름에 걸맞게 잔잔하면서도 사실적인 웹 드라마를 지향한다. 

 달보드레 공방팀은 다음달 또 하나의 드라마를 선보일 예정이다. 새 드라마를 위해 인근에서 촬영 중인 그들을 만나 볼 수 있었다.

신한대학교 인근 마을에서 촬영중인 '달보드레 공방'

 “이번에 방영될 작품은 청년들이 공감할 수 있는 요소가 듬뿍 담긴 공감 드라마입니다. 그동안 방학인데도 나와서 촬영하느라 고생이 많죠.”

 박성진 총 감독은 카메라를 내려놓은 뒤 말문을 열었다.

 “지금까지 우리 드라마에 출연한 배우들은 돈을 받지 않고 도와주었어요. 젊은이의 열정 하나로 촬영한 것이죠. 고맙기는 한데,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부탁할 수는 없기에 이번 촬영부터는 얼마간 출연료를 지급합니다. 촬영장소는 되도록 학교 근처를 이용하였어요. 신한대 학생들이 만드는 영상이라 말하면 대부분 도와주시더라고요. 너무 감사했죠. 물론 모든 가게가 그렇지는 않아서 비용을 지불하고 촬영한 곳도 있습니다. "

 대학생 신분으로 배우 섭외, 장소 섭외가 쉬울 리 없다. 학교 주변의 친구 자취방도 이용하고, 팀원들이 집에서 물품을 가져와 소품이나 의상으로 때우기도 했다. 그래도 구하지 못할땐 에어비앤비에서 방을 빌리기도 했다. 그렇게 작품 하나를 찍고 나면 또 한번 큰 일을 해냈구나 하는 뿌듯한 기분에 밤 잠을 설치게 된다고 박 감독은 말한다.

 ‘달보드레 공방’은 유튜브와 네이버 TV,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방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 드라마를 송출해 얻는 수익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세계 최대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에선 ‘달보드레 공방’이 광고를 얻을 수 있는 기준에 미달된다는 이유로 한 푼도 지급하지 않는다. 페이스북 페이지는 수익을 얻으려는 목적보다 홍보 목적이 크기 때문에 수익은 기대하지도 않는다. 그나마 네이버 TV에서 일부 수익이 들어온다. 하루 식비 정도의 작은 금액인 경우가 태반이지만 달보드레 공방 팀에는 짜릿한 기쁨을 안겨준다. 현재 드라마 만드는데 드는 비용은 팀원들 각자가 아르바이트를 해 충당하고 있다.

이같은 제작구조에 대해 달보드레 공방의 조감독 박은영씨(신한대 미디어 언론학과 24)는 “치즈 필름에게 영향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치즈 필름’은 대학생들의 창작 영화나 드라마를 유투브와 페이스북으로 송출하는 팀으로 ‘달보드레 공방’처럼 대학생들이 아르바이트를 해 제작비를 십시일반 모은다. 현재 유튜브 구독자 18만 명에 이르는 수준으로 성장하였다.

 ”치즈 필름을 보고 우리라고 못할게 뭐 있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학생활이 길지도 않은데 술만 먹고 보낼 수는 없잖아요. 치즈 필름이 우리에게 기를 주었듯이, 우리는 우리 또래 학생들에게 색다른 경험, 재밌는 경험을 만들 수 있는 용기를 줄 것이라고 생각해요.“

 박성진 감독은 이런 팀원들이 한없이 고마울 따름이다.

 "누가 뭐래도 우리는 시청자만 보고 가려고 합니다. 작품 속에서 우리가 전달하는 메시지가 얼마나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서 교감을 할 것인가, 그것만이 우리 머릿속에 있습니다. 달보드레의 나아갈 방향이 거기에 있거든요."

 ‘달보드레 공방’은 새로운 프로젝트인 ‘몽상’을 위해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하고 있다. ‘몽상’은 다가오는 4월 페이스북과 유튜브 그리고 네이버 TV에서 만나볼 수 있다.

김동욱 기자  okd042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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