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5일, 제 72주년 광복절을 맞아 전국 곳곳엔 광복절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한 각종 행사들이 개최됐다.  고속도로 휴게소나 주유소에서 시민들에게 태극기를 무료로 나눠주기도 했고, 각 도에선 독립유공자에게 표창장을 주며 독립운동정신의 뜻을 기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경축사에서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한다는 말이 사라져야 한다”며 후손들에 대한 처우 개선을 약속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 곁에는 여전히 잊힌 이름들이 있다. 유관순 열사나 백범 김구, 도산 안창호, 안중근 의사, 이봉창 의사, 윤봉길 의사 등 교과서에 실린 위인들은 언급되지만, 우리가 알지 못하는 독립 운동가들의 이야기는 좀처럼 듣기 어렵다. 그 중에는 경기북부지역의 독립 운동가들도 적지 않다.

▲ 김규식 출처:국가보훈처 대표 블로그

● 청산리전투의 승리를 이끈 독립투사 김규식

독립운동가 김규식이라고 하면, 임시정부에서 국무위원, 부주석을 지낸 김규식을 먼저 떠올린다. 그러나 같은 이름을 쓰는 독립운동가는 두 명 더 있다. 서로군정서 등 서간도에서 활약한 김규식과 북만주 동만주에서 활약하고 북로군정서에서 청산리 전투에 직접 참전한 김규식이 있다. 당시 북로군정서는 일본군이 벌벌 떠는 부대로 한국 무장독립운동사에 빛나는 전과를 가지고 있다. 그 북로군정서를 조직한 이가 경기도 양주 출신 김규식이다.

 김규식은 만주로 망명하기 전에는 대한제국군의 장교로 근무했다. 1907년 일본에 의해 대한제국 군대가 해산당하자 통분하며  동두천으로 거처를 옮겨 허위라는 인물의 휘하에서 심신을 단련했다.  허위는 의병을 통솔하여 서울 진공작전까지 이끈 의병장이다.  

김규식은 허위 밑에서 대한제국을 살리겠다는 일념으로 군사훈련을 끊이지 않았다. 그는 총검을 휴대하며 의병 40~80명과 함께 마전군·삭령군·연천군·양주군·철원군 등지에서 활동하였다. 일본군과 4~5차례 교전하며 승리로 이끌었고 1907년 12월에는 이인영이 이끄는 13도창의대진소에 참여하여 사령장 직책을 맡았다. 휘하에 1,500명가량의 부하를 거느리고 장단군·양주군 등지에서 일본병과 교전하는 등의 활동을 전개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1910년 8월 29일 대한제국의 주권이 완전히 일본으로 넘어가자(경술국치) 일본의 감시와 통제를 피하기 위해 1912년 3월에 만주로 망명하였다. 

그곳에서 역사적인 독립 투쟁 조직 ‘북로군정서’가 탄생한다. 1919년 12월 김규식은 만주에서 서일·김좌진 등과 함께 북로군정서를 조직하고 사단장으로서 무장 항일 투쟁에 뛰어들었다. 1년의 세월이 흘러 1920년 청산리대첩에서 북로군정서의 제2연대(연대장 김좌진) 제1대대장으로서 전투에 참여, 승리로 이끌었다. 만주 지역 독립운동 단체를 통합한 대한독립군단의 총사령관에 임명되기도 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항일 역사의 주역 중 한 명으로서 자신만의 역사를 이룩해가던 김규식은 1931년 4월 10일 연실현에 학교 설립을 꿈꾸던 와중, 공산당 일당으로부터 피살당하였다. 향년 50세(만 49세)였다. 

▲이은찬 비 출처:한국중앙연구원

● 의병 활동을 이끈 장본인, 이은찬

경기도 포천지역은 의병 운동을 펼친 독립 운동가들이 많다. 경기도 포천 지역이 구한말 의병 운동의 중심지이기도 했고, 포천 출신 화서 학파들의 ‘위정척사 사상’이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1907년 7월 고종의 퇴위와 군대해산을 계기로 각지에서 의병이 다시 일어나자 운동이 본격적으로 전개됐다. 특히 강원도 원주 출신 이은찬이 이구재와 더불어 의병 활동을 활발히 시작했는데, 1907년 8월 관동 창의진을 결성한 이후 1908년 12월부터 1909년 2월까지 막대한 활약을 펼쳤다.

1907년 9월 이은찬은 이구재와 더불어 먼저 원주지역에서 의병을 일으켰다. 문경의 이인영을 대장으로 추대한 뒤 사방으로 격문을 보내 의병모집에 진력하였는데, 원근에서 응모자가 날로 늘어갔다.

그 뒤 횡성·지평·춘천 등지를 전전하며 의병규합에 진력했고, 전국 각지에 의병을 구한다는 격문을 띄우면서 사람들에게 양주로 집결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응답한 의병들이 양주로 집결하면서 13도 의병연합부대를 편성했고, 이인영을 원수부십삼도총대장으로 추대했다. 의병연합부대는 본래 서울을 공략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때마침 총대장 이인영이 부친상을 당하여 문경으로 돌아가게 되면서, 서울 침공 작전은 실패하고 말았다.

같은 해 1908년 12월 이은찬은 포천쪽으로 이동하여 임진각 유역에서 의병 연합부대를 편성했다. 경기도 포천 지역에서 헌병 분견소를 공격하는가 하면, 경기도 포천군 일동면 기산리·유동리, 이동면 노곡리, 내동면 오림리·무림리와 경기도 양주군 등지에서 토벌군과 적극적인 교전을 벌였다. 지역 주민들과 함께 유격전을 펼쳐 대승을 거두며 위세를 펼치기도 했다.

1909년 1월 19일 2척의 배에 나누어 탑승하여, 연평도 일본군파견대를 기습공격하고 증산도로 후퇴했다.

같은 해 2월 27일엔 300명의 의병을 거느리고 양주군 석우리 북방 ‘돌압산 전투’에서 일본군과 교전하여 큰 타격을 입혔으나 의병 또한 수십 명의 희생자를 냈다. 그래서 간도로 들어가 다음 항전을 기약했다. 그런데 서울에 있던 박노천과 신좌균 등이 이와 같은 계획을 탐지하고 군자금을 제공하겠다는 미끼로 서울로 유인했다.

그들의 말을 믿고 3월 31일 서울에 잠입하여 용산역에 나타났다가 잠복하고 있던 일본경찰에 잡혀 1909년 경성지방법원에서 교수형을 선고받고 순국했다.

▲강기동 출처:네이버 지식백과

● 헌병보조원에서 의병장으로의 전환, 강기동

1908년 의병 강기동은 일본어가 능통한 것을 계기로 일본군 기병대에 입대하였다가 같은 해 6월 이후 헌병보조원으로 발탁되어 경기도 양주군 헌병분견소에서 근무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길인식 등 2명의 의병이 그가 있던 헌병분견소 내에 갇히게 되었다. 이때 강기동은 의병을 탈주시키고 자신도 의병에 투신할 것을 결심하였다. 1909년 1월 15일 강기동은 의병 길인식 등을 탈주시키는 한편, 총 2정, 권총 1정, 총검 5정, 탄환 300발을 탈취하여 의병장 이은찬이 이끄는 창의원수부에 투신하여 의병으로 전환하였다. 

이후 이은찬이 일본군에게 잡혔다는 소식을 들은 강기동은 개의치 않고 이은찬이 사용했던 ‘창의원수부 중군장’이라는 칭호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1909년 6월경부터 경기 동북지방에서 가장 활발한 의병투쟁을 전개하기에 이른다.

강기동은 1909년 9월 13일 퇴계원에서 헌병대와 전투를 벌인다. 그 후 9월 하순경 의병 양평군 면종면 매곡을 습격하지만 양주군 마석우리 헌병대의 추격을 받아 1명의 전사자를 남기고 한강을 건너 양주군 하도면 백월리 방면으로 퇴각하게 된다.

그러나 백월리 방면에서 헌병대의 습격을 받은 의병부대는 한강을 건너 양평군 북면으로 이동하게 된다. 이후 가평군 외서면 대성리 화랑동에 나타나 군자금을 모집한 뒤 양평군 방면으로 출발한다. 이와 같이 9월 한 달간 17차례에 걸쳐 교전을 벌인 강기동은 일본군과 직접적 전투는 될수록 피하고 소규모로 부대를 편성하여 산악을 근거로 유격전을 전개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한국을 강점한 일제가 1910년 9월 하순부터 11월 초순까지 40여 일 간에 걸쳐 황해도 지역 내 의병 대토벌작전을 단행함에 따라 더 이상의 활동 근거지가 없어지게 되었다. 이에 강기동은 북간도로 망명하여 무장투쟁을 계속하기로 결심하였으나 북간도로 이동하던 도중 1911년 2월 함경남도 원산에서 붙잡히고 만다. 서울로 압송된 강기동은 4월 17일 서울 용산 일본군 행형장에서 순국한다.

이 외에도 경기북부 지역엔 우리가 알지 못하는 무수한 독립 운동가들이 존재한다. 광복절의 의미를 되새기며 김규식, 이은찬, 강기동의 이름을 기억해보자.

                                       내용참고

http://100.empas.com/dicsearch/pentry.html?s=K&i=251187
http://www.mpva.go.kr/main.asp
http://mpva.tistory.com/
http://pocheon.grandculture.net/?local=pocheon
http://terms.naver.com/
http://yangju.grandculture.net/?local=yangju

http://yangju.grandculture.net/Contents?local=yangju&dataType=0204 

권혜미 기자  emily00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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