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릉의 모습 (박성민 기자)

 지난 9월 8일 조선왕릉 중 유일하게 비공개 왕릉이었던 효릉이 55년만에 일반에 개방됐다. 효릉은 제12대 인종과 인성왕후 박씨의 쌍릉으로, 군사정권시절 고양 서삼릉 내에 젖소개량사업소와 축협이 들어서면서 방역문제 및 관람로 확보 문제로 공개가 제한되어오다, 최근 문화재청과 젖소개량사업소, 축협간 협의를 통해 굳게 닫혔던 철문이 열렸다.

지난 9월, 일반에 최초로 개방된 효릉에서 바라본 골프장의 모습 (박성민 기자)

 효릉이 개방되면서 남한에 있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조선왕릉 40기 모두가 대중들에게 공개되었다. 여기서 흥미로운 사실은 40기 조선왕릉중 70% 달하는 27기가 경기북부(김포 고양 파주 양주 남양주 구리)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왜 조선왕릉들은 경기북부에 몰려있는 것일까? 조선시대 왕릉의 입지를 선정할 때에는 풍수지리 외에 지역적 근접성을 중요하게 고려했다. 후왕들이 자주 선왕의 능을 참배하고자 하는 효심의 실천, 즉 유교사상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풍수적으로 명당이면서 왕궁이 있던 도성(한양)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곳이 왕릉의 최적지였다.  도읍인 한양(서울)에서 가까우면서, 한강을 건너지 않고 참배를 갈 수 있었던 경기북부에 조선왕릉이 대다수 자리잡게 된 배경이다.

조선왕릉의 분포도. 경기북부의 대다수 왕릉이 밀집하여 있는것을 알 수 있다. (박성민 기자)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주인공 '서연'은 정릉동에 거주하지만, 정릉이 누구의 능이냐는 교수의 질문에 "정조, 정종, 정약용...?"이라며 제대로 대답하지 못한다. 마찬가지로 경기북부에 이렇게나 많은 조선왕릉이 위치하고 있지만, 주민들은 자신이 사는 동네에 어떤 왕의 능이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꽃비뉴스는 경기북부 주민들에게 자신이 사는 지역에 어느 왕과 왕비가 잠들어있는지 소개 및 추천하고자 한다.

◎ 동구릉 (경기도 구리시)

-주소 / 경기도 구리시 동구릉로 197 (지번 인창동 66-1)

-특징 / 우리나라 최대규모의 조선왕릉군

동구릉은 한양 동쪽의 아홉기의 능이라는 뜻으로, 조선왕릉군중 가장 큰 왕릉군이다. 조선을 창시한 제1대 태조 이성계의 건원릉을 시작으로 임진왜란을 겪은 선조와 의인왕후,인목왕후의 목릉, 탕평책으로 유명한 제21대 영조와 계비 정순왕후의 원릉 등 총 9기의 무덤이 한 데 모여있다. 동구릉은 9기의 능이 평지로 이루어져 잘 정돈된 산책로를 통해 관람이 가능하여 휠체어는 물론 유모차를 가진 관람객들도 많이 찾는 명소이다. 동구릉 주변에는 각종 식당가와 브런치 카페들이 위치해있어 주말이나 휴일을 맞아 가족,친척들과 산책 및 나들이를 즐기기에 좋다. 

◎ 서오릉 (경기도 고양시)

-주소 /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서오릉로 334-32 (지번 용두동 475-95)

-특징 / 숙종과 인현왕후, 장희빈의 사연이 담긴 가족왕릉군

서오릉은 한양 서쪽의 다섯기의 능이라는 뜻으로, 숙종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사극에 단골로 등장하는 임금인 숙종과 인원왕후, 인현왕후의 명릉을 비롯해 그 유명한 장희빈의 무덤 ‘대빈묘’가 서오릉 경내에 위치하고 있다. 이외에도 제8대 예종과 안순왕후 한씨의 창릉등 다양한 왕릉을 비롯해, 등산 난이도별 산책로가 조성되어있다. 서오릉 입구 근처에는 각종 한식 양식 일식 등 음식점이 즐비해있고 위치 또한 서울 은평구와 인접해있어 가까운 거리로 주말 나들이 즐기기에 좋다.

◎ 서삼릉 (경기도 고양시)

-주소 /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서삼릉길 233-126 (지번 원당동 201-99)

-특징 / 인기 드라마 ‘철인왕후’의 철종과 철인왕후가 잠든곳

서삼릉은 한양 서쪽의 세기의 능이라는 뜻으로, 제11대 중종의 계비 장경왕후 윤씨의 희릉, 제12대 인종과 인성왕후 박씨의 효릉, 제25대 철종과 철인왕후 김씨의 예릉 세기의 능이 있다. 특히 효릉의 경우, 지난 9월 조선왕릉들 중 마지막으로 공개된 왕릉으로써, 조선왕릉 누리집에서 사전예약을 통해 하루 3번 선착순 30명 예약을 통해서만 입장이 가능하니, 주말 및 휴일을 맞이하여 찾아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서삼릉 초입에는 시원하게 뻗은 메타세콰이어나무들과 더불어 말을 관람할 수 있는 한국마사회 종마목장이 위치하고 있어 연인과 데이트하기 좋은 코스로 손꼽히는 곳이다. 

◎ 파주삼릉 (경기도 파주시)

-주소 / 경기도 파주시 조리읍 삼릉로 89 (지번 봉일천리 3-134)

-특징 / 동구릉,서오릉,서삼릉에 비해 덜 알려진 숨겨진 명소

파주삼릉은 인지도면에서 동구릉, 서오릉, 서삼릉에 비해 덜 알려진 곳이다. 세 기의 왕릉모두 왕이 되지못하고 추존된 왕이거나, 왕비가 되기 전 세자빈신분으로 세상을 떠난 이들이기 때문에 대중들의 관심도 또한 떨어지는 편이다. 그러나 세 기의 왕릉이 옹기종기 모여있고 규모도 크지않아 찾는 이가 적은만큼, 조용한 곳에서 식사 후 가볍게 산책을 즐기고싶다면 이 곳을 방문하는것을 추천한다.

◎ 온릉 (경기도 양주시)

-주소 /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일영리 13-2 (지번 일영리 13-2)

-특징 / 중종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담긴 단경왕후의 왕릉

온릉은 제11대 중종의 원비 단경왕후 신씨의 단릉이다. 단경왕후는 중종반정으로 중종이 임금에 오르자 자신의 아버지가 연산군의 매부로써 연산군 폐위에 반대한 일로 인해 공신들의 압력으로 폐위된 가슴 아픈 사연을 지닌 인물이다. 온릉은 관람로 확보와 편의시설 확충등의 어려움으로 오랜기간 비공개였지만, 지난 2019년 주차장 및 편의시설 정비를 통해 개방된 만큼 인간의 손을 타지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남아있는 것이 특징이다. 

◎ 장릉 (경기도 파주시)

-주소 /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장릉로 90 25-16 (지번 갈현리 산 25-16)

파주 장릉은 제16대 인조와 인열왕후 한씨의 합장릉이다. 인조는 총융청과 수어청을 설치하여 군제를 정비하였다는 공을 인정받음과 동시에, 청이 10만대군으로 침입한 병자호란 당시 삼전도에서 머리를 조아리는 치욕을 당한 과를 범한 임금으로 평가받는 인물이. 인조의 장릉 역시 비교적 최근인 2016년부터 개방되어, 능역 주변이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잘 보존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파주 장릉 부근에는 아울렛과 더불어 프로방스와 헤이리마을 등이 위치해있어 파주를 여행할때 함께 여행하면 좋은 장소로 추천한다.

◎ 장릉 (경기도 김포시)

-주소 / 경기도 김포시 장릉로 79 (지번 풍무동 666-3)

김포장릉은 파주에 잠들어있는 인조의 아버지 추존왕 원종과 그의 어머니 인헌왕후 구씨의 쌍릉이다. 특이하게도 아버지의 왕릉과 아들의 왕릉의 능호가 같은데, 각각 김포와 파주에 위치한 다른 왕릉이니 착각하지 않기 바란다. 김포장릉 내에는 산책로를 비롯해 커다란 연지와 저수지가 있다. 특히 김포장릉의 연지는 그 규모가 여타 다른 왕릉에 비하여 매우 큰편이라 연꽃이 필 시기가 되면 주변이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한다. 

◎ 홍유릉 (경기도 남양주시)

-주소 / 경기도 남양주시 홍유릉로 352-1 (지번 금곡동 437

홍유릉은 조선제국의 황제인 고종과 순종의 황제릉이다. 일반적인 조선왕릉과는 달리, 고종과 순종은 대한제국의 황제 신분으로 무덤이 조성되었기 때문에 중국의 양식과 비슷한 모습을 띄는 특징을 보인다. 홍유릉의 뒤편에는 조선왕실의 마지막을 엿볼 수 있는 영친왕과 이방자여사의 영원을 비롯하여, 대중들에게 익히 알려진 덕혜옹주묘등이 최근 무료로 개방되어 가을날 단풍,낙엽이 떨어질때 가족,친구,연인과 함께 이 길을 걷기를 추천한다.

◎ 사릉 (경기도 남양주시)

-주소 / 경기도 남양주시 진건읍 사능리 107

사릉은 제6대 단종의 왕비 정순왕후 송씨의 왕릉이다. 정순왕후는 단종이 계유정난으로 인해 왕위를 빼앗기며 영월로 유배를 가게되면서 생이별을 당했다. 단종이 사약을 받고 먼저 죽었지만 정순왕후는 단종을 그리워하며 82세까지 장수하였다고 전해진다. 사릉 부근에는 소나무들이 시원시원하게 뻗은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사릉 부근에는 조선왕릉 자연생태전시관이 위치해있어 조선왕릉에 식재될 소나무들이 이곳에서 자라고 있다.

◎ 광릉 (경기도 남양주시)

-주소 /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광릉수목원로 354 (지번 부평리 246-4)

광릉은 조선 최초로 왕과 왕비의 능이 서로 다른 언덕위에 따로 설치돼 있는 동원이강릉(同原異岡陵) 형식의 능이다. 조선 제7대 왕 세조와 정희왕후 윤씨의 능이 정자각을 두고 마주보는 형태다.  세조는 계유정난을 일으켜 조카 단종의 왕위를 빼앗고 왕위에 올랐다는 과가 평가되지만, 반대로는 국방력을 강화하여 여진족을 정벌하고, 직전법을 실시하여 토지제도를 개혁하였다는 공을 세웠다고 평가받는다. 광릉 부근에는 그 유명한 광릉수목원을 비롯하여 울창한 숲이 펼쳐져있다. 맛집으로는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불고기집도 있고, 최근 SNS에서 빈번하게 등장하는 고모저수지 포천 카페거리에 가는 것을 추천한다.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조선왕릉은 휴관일인 월요일을 제외한 모든요일에 누구나 입장이 가능하며, 만25세 이하나 만65세 이상은 무료다                                                                                                                                           

박성민 기자  smsky13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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