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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전용차로 정류장에 웬 잡초가?고양시 일대 버스전용차로, 무책임 행정으로 장기간 방치
잡초가 무성하게 자란 고양시 신원동 인근의 버스전용차로 정류장의 모습 (박성민 기자)

“도대체 왜 만들어 놓은건지 모르겠다니까요”

고양시 덕양구에 위치한 신원마을. 이 곳에 8년째 거주중인 이모씨(25)는 마을을 가로지르는 도로 중앙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이씨가 가리키는 도로 중앙에는 그저 평범해보이는 버스전용차로와 정류장만이 있을 뿐이었다. 겉보기엔 평범한 이 버스전용차로와 정류장에는 어떤 사연이 숨겨져있을까?

이 씨가 위와같이 말한 이유는, 현장에 도착한지 1분이 채 안되어 알 수 있었다. 버스전용차로에 버스는 보이지 않았고, 정류장에는 버스도착시간을 알려주는 전광판이 꺼진 채, 사람 발목높이까지 무성히 자란 잡초들만이 가득했다.

 버스전용차로란 교통운영체계관리의 한 기법으로 버스와 같은 다인승 차량의 통행 속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국내에서는 201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차로 중앙에 ‘중앙버스전용차로’를 설치했다. 현재는 서울시의 모든 일반버스 정류장이 중앙버스전용차로를 기반으로 하고있을 만큼, 대중들에게는 친숙한 편이다. 서울시 뿐만이 아니라 서울과 인접해있는 고양시 또한, 일산 주요지역에 BRT(간선급행버스체계)를 기반으로 하는 중앙버스전용차로가 설치되어 있다.

아직까지 정류장이 사용되지 않고있는 모습의 2021년 (출처:네이버 지도)

그런데 어째서 신원동에 위치한 이 버스전용차로 정류장에는 버스는 다니지않고, 잡초만 무성한 것일까?

취재진은 이씨에게서 그 이유를 들을 수 있었다. 이씨는 “이 버스전용차로와 정류장이 처음 입주하기 전인 2013년에 만들어 졌다”면서 “아파트단지를 조성하기 전, 미리 정류장을 지어놨는데 막상 아파트단지가 생기고 난 뒤 입주민들이 자신의 집에서 정류장까지 거리가 멀어진다며 반대 민원을 넣어 지어진지 10년이 된 지금까지도 사용을 못하고 있다”며 답답해 했다. 실제로 버스전용차로 정류장으로 이동하자, 정류장 지붕쪽에는 비닐을 제거하지 않은 채로 시공업체의 이름이 적혀있었으며, 네이버 지도 거리뷰상에서도 해당 버스정류장이 2013년에 지어져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음을 확인 할 수 있었다.

버스중앙차로라는 말이 무색하게 공허한 차로의 모습 (박성민 기자)

버스전용차로가 이렇게 방치되어 있는데에는 또 다른 이유도 있었다. 도래울에 거주하는 주민자치임원 서모씨(41)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꺼냈다. 서씨는 “도래울에도 버스전용차로와 정류장이 있는데 사용을 못하고 있다”며 그 이유는 아파트들의 분양대금에 중앙차선을 위한 교통분담금이 들어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교통분담금이란 계획도시를 건설할 때 해당 지구의 광역교통 개선대책에 사용할 비용을 해당 지구의 사업자가 부담하는 제도로써, 쉽게 말해 아파트 입주자들이 이 교통분담금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반대 민원을 넣고 있다는 것이다.

서씨의 말처럼 버스중앙차로와 정류장은 신원동 이외에도, 원흥지구, 도래울지구등 고양시 곳곳에 설치되어있지만, 2023년 5월 기준, 현장을 방문했을 때에는 모든 곳이 신원동과 마찬가지로 전혀 버스정류장으로써 제 기능을 하지 못한 채로 방치되고 있었다. 

 버스전용차로가 있는 원흥역 인근에 거주하는 박씨(23)는 “원흥역 앞 버스정류장의 경우 최근 버스정류장 차선이 일반 승용차들의 좌회전 전용 차선으로 바뀌었다”며 기존에 이 주변을 주행하는 운전자들의 혼란을 야기해, 교통사고가 빈번히 발생한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또한 여름만 되면 잡초들이 무성히 자라 보기에도 매우 흉물스럽다며 시에서 발벗고 나서서 적극적으로 해결에 나서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서 인터뷰에 응해 준 이씨 또한 불편함을 묻는 질문에 “지리적인 특성상 신원동이 주말만되면 스타필드(고양)로 가는 차들 때문에 길이 엄청 막히는데 막상 교통체증을 줄이려고 만든 버스중앙차로를 못쓰다보니 차선이 줄어들어 오히려 정체현상이 더 심해졌다”고 말하면서 이사온지 8년째인데 아직도 이러고 있는 것을 보면 답답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현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주민들의 의견은 반영하지 않은채 시행하는 탁상행정의 폐단이 그대로 드러난다.

장기간 버스 도착시간 안내가 켜지지 않고있는 전광판의 모습 (박성민 기자)

신도시를 계획할 때 애써 예산을 들여 설치한 고양시 신원동, 원흥동, 도래울동 일대의 버스중앙차로와 버스 정류장. 벌써 설치한지 최소 5년이 넘어가는곳부터 최대 10년이 넘은곳도 있는 이 정류장들의 전광판에는 언제쯤 도착안내시간이 표시될 수 있을지, 주민들은 지켜보고 있다. 

박성민 기자  smsky13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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