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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셀, 과도한 소비 문화의 부작용?돈 주고도 못사는 명품, 리셀 문화가 소비시장에 미치는 영향
  • 박재훈 김서영 김윤성기자
  • 승인 2023.05.11 10:03
  • 조회수 308

 리셀 문화, 어떻게 떠오르게 되었나?

 경기도에 거주하는 김한솔(25) 씨는 최근 한정판 티셔츠를 구매한 후 거래 플랫폼에 올려 2배 이상의 차익을 남겼다. 김한솔 씨가 이런 식으로 돈을 번 것은 6개월이 넘었다. 같이 일하던 친구가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고 리셀로 큰돈을 벌자, 따라 시작하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아르바이트와 병행하며 가볍게 시작했지만, 투자액에 비해 얻는 이익이 커서 어느새 김한솔 씨 또한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고 리셀에 시간을 투자하게 되었다. 이렇게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제품을 구매한 뒤 비싸게 되파는 형태의 거래를 '리셀'이라고 부른다.

▲ '오픈런'을 위해 매장에서 백화점 입구까지 줄 서 있는 인파

 리셀에는 여러 가지 방식이 있다. 새로운 제품이 출시되는 날에 매장 앞에서 새벽부터 기다리다가 매장이 개점하자마자 바로 인기 제품을 구매하는 방식인 '오픈런'이 대표적인데, 처음에는 남들보다 먼저 구매하기 위해 생긴 방식이지만 이젠 이를 되팔기 위해 텐트까지 갖추어 매장 앞에서 밤을 새우는 전문 리셀러들이 많다.

 리셀이 떠오른 가장 큰 이유는 각종 브랜드의 한정판 마케팅이다. 많은 물건을 팔아 수익을 남기는 방식이 아닌, 오히려 물건의 개수를 제한함으로써 희소가치를 올리며 이에 따른 높은 가격대 형성을 통해 브랜드의 고급화를 노리는 방식의 마케팅이다. 해당 마케팅은 생산 단가를 줄이면서 가격은 유지하고, 해당 제품을 기다리는 소비자들의 검색이나 정보 공유 등을 유도하며 브랜드의 인지도를 상승시키는 데 매우 유효하게 작용했다.

 하지만 이런 한정판 마케팅의 부작용이 금세 생겨났는데, 상품을 사용하고자 하는 기존 소비자와 더불어 재판매를 통해 이익을 얻으려는 소위 '리셀러'가 주 고객층으로 합류한 것이다. 직접 사용을 목적으로 하는 기존 소비자들과 달리, 리셀러들은 재판매를 통해 이익을 얻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는 게 가능하고, 이에 따라 정작 상품을 직접 사용하려고 하는 소비자들은 리셀러들에게 더 비싼 값을 지불해서 상품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 기업들이 조장하고 있는 리셀 문화?

 이런 리셀 문화에 빠르게 편승해 현재 대한민국 리셀 문화를 주도하는 곳이 있는데, 바로 중개 거래플랫폼인 'KREAM'(이하 크림)이다. 크림은 한정판 리셀 열풍이 불었던 2020년 설립된 플랫폼이다. 크림의 가장 큰 특징은 중고 제품이 아닌 오직 새 상품만을 받아 크림 자체 검수센터로 보내 검수받은 뒤 구매자를 중개해 준다는 것이다. 그렇게 검수가 끝난 제품은 경매 구조로 구매자들이 판매자가 설정한 금액 이상에서 입찰하는 방식이다. 크림은 판매 수익의 일정 부분을 수수료로 책정하여 이윤을 얻는 수익구조를 갖추고 있는데, 그동안 제대로 된 플랫폼이 없어 안정적으로 거래하지 못했던 사람들을 흡수했다.

▲ 한정판 전문 거래 플랫폼인 '크림'

 한 명품 시계 브랜드에서 근무하는 박 모 씨는 “크림 같은 중개 거래 플랫폼이 시장 교란 문제, 정보 비대칭성, 소비자 보호 문제 등 리셀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점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나이키에서 영화< 백 투 더 퓨처 2>에 나왔던 나이키 맥(Nike Mag)이라는 신발을 89개라는 한정된 수량으로 판매했는데, 해당 신발은 이후 해외 중개 거래 플랫폼에서 5만 달러, 한화로는 약 6천만 원에 해당하는 금액에 판매되며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일각에서는 명품 브랜드가 일부러 한정된 수량만을 발매하며 리셀 문화를 조장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나이키코리아에서 근무하는 김 모 씨는 "리셀 문화는 결코 브랜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라며 "리셀 가격의 상승은 브랜드에 돌아오지 않는다. 과열된 리셀 문화에 이득을 보는 브랜드들은 대부분 인지도가 낮은 브랜드지만 이미 유명한 브랜드들은 오히려 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22년 나이키코리아에서는 소비자 이용약관에 재판매를 위한 구매 불가 조항을 추가하기 시작하고, 에르메스 코리아나 샤넬 등 여 타 기업들에서도 재판매를 위한 구매로 확인될 경우 판매를 제한하고 주문을 취소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 단순한 유행을 넘어 사회적 이슈가 된 리셀, 앞으로의 방향은?

 물론 리셀 문화가 무조건 부정적인 영향만을 끼치는 것은 아니다. 이미 단종된 지 오래되어 시장에서 사라진 제품을 구할 수 없는 소비자가 갖고 싶었던 제품을 리셀러에게 찾게 되는 경우도 있고, 판매하는 업체 입장에서도 상품을 실제 수요에 비해 빠르게 완판시켜 브랜드 홍보 효과를 얻는다거나 소비자들로 하여금 다음 한정 제품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하지만 긍정적인 영향은 극히 일부일 뿐이며 판매자의 의도와 별개로 상품의 가격을 과도하게 올려 정작 구매하고 싶은 소비자가 얻지 못하거나, 심한 경우 아예 소비자가 구매 욕구를 잃게 되어 해당 브랜드 제품의 소비 저하로 이어지는 등 장기적으로 기업에 막대한 피해를 주게 된다.

 리셀로 생기는 피해는 이뿐만이 아니다. 공식 판매자가 아닌 개인끼리 이루어지는 거래이기 때문에, 상품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소비자의 피해를 보상해 줄 곳 역시 마땅치 않다. 혹자는 중간 유통 과정에서 가격이 상승하는 건 불가피한 현상이라 말하기도 하지만, 이는 말 그대로 상품이 유통되는 과정에서 들어가는 비용이다. 구매할 경로가 충분히 확보된 물건임에도 불구하고, 한정판과 선착순이라는 시스템을 악용해 특정 상품의 수량을 독점하고 시세를 의도적으로 상승시키는 행위는 시장에서의 수요와 공급 균형을 깨뜨리며 가격을 왜곡시킨다.

 이런 상황이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현재, 이를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리셀러들과 관련된 규제로 부가가치세법과 소득세법에 반복적인 영리 추구 행위가 이루어지면 사업자로 등록해야 하는 규정이 있는데, 리셀 자체를 막는 것이 아닌 전문 리셀러들에게 과세를 부과하는 형식의 간접적인 조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에 보다 못한 해외 명품기업들이 직접 리셀 금지 조항을 내놓고는 있지만, 실효성은 없다시피 하며 되레 해당 조항들이 소비자 보호법 위반이 아니냐는 의문까지 제기되고 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리셀을 완전히 뿌리뽑기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리셀 문화가 소비시장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고, 이로 인한 폐해가 점점 심해지고 있기 때문에 어렵더라도 실질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법적인 조치가 이루어져야 하며, 추가로 기업 입장에서도 한정판과 같이 수량의 억제를 통해 소비 욕구를 늘리는 마케팅은 지양해야 할 것이다.

 

박재훈 김서영 김윤성기자  webmaster@kkobb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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