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역사 속에서 500여 년 동안 문물의 꽃을 피운 나라 조선, 하지만 그 이면엔 임진왜란(1592~1598)과 병자호란(1636~1637)이라는 큰 전쟁과 잦은 전쟁으로 나라뿐만 아니라 백성들까지 피폐해졌다. 나라의 집권층들은 굶주린 백성들을 챙기지 않고, 자신의 배를 채우기에 바빴다. 하지만 조선 후기, 이 각박한 시대에 백성을 위한 개혁을 위해 힘쓰고 나라를 바로 세우는 일에 앞장섰던 인물이 있다. 바로, 우리나라에서 역사적인 학자로 손꼽히는 인물, ‘다산 정약용’이다.

 경기도 남양주에서 나고 자란 다산 정약용이 태어난 시대는 정조가 나라를 다스리던 때였다. 당시 그는 학문뿐만 아니라 과학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빛을 발했다. 거중기와 같은 새로운 기계를 만들어 백성의 실생활에 도움을 줬을 뿐만 아니라 정조의 명으로 고을의 수령으로서 백성을 보살피기도 했다. 또한 암행어사로서 경기 북부 6개 고을을 돌아다니며 가난에 피폐해진 백성들의 실상을 살피고, 참혹했던 그들의 삶을 위한 개혁을 이루리라 다짐한다.
 

 그러나 다산 정약용이 백성을 위한 개혁을 추진하는데 많은 장애물이 있었다. 당시 노론의 패권이 오랜 기간 이어지면서 그들과 다른 의견을 내놓기만 해도 ‘사문난적’이라 하여 벼슬을 잃거나 목숨이 위험한 시대적 상황이었다. 이러한 현실에 지친 사람들은 중인, 서민, 천민까지 몰래 들어온 서학을 배우고, 천주교를 통해 희망을 얻고자 했다. 이는 다산과 그의 가족들, 남인친구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이 때, 한국 천주교 사상에 최초의 박해로 기록되는 ‘신유박해’가 일어나면서 정약용은 큰 시련을 겪는다. 천주교를 공부했다는 이유 하나로 모진 고문을 당하고, 18년 동안이나 낯선 땅에서 귀양살이를 해야 했다. 뿐만 아니라 천주교를 통해 함께 희망을 꿈꿨던 주변 사람들이 줄줄이 끌려 들어가 목숨을 잃거나 귀양을 가는 아픔도 겪는다.

 하지만 정약용은 이러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귀양살이 동안 나라를 바로 세우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책을 읽고 글을 썼다. 그 결과, 정약용의 3대 저서로 손꼽히는 목민심서와 흠흠신서, 경세유표를 비롯해  500권이 넘는 책을 저술하게 된다.  유배기간 이후엔 고향인 남양주에서 후학을 양성하며 여생을 마무리한다. 그의 귀양살이는 그에게 깊은 좌절과 아픔을 안겨주었지만, 최고의 실학자가 될 수 있는 밑거름이 된 것이다.

△남양주 다산유적지에 있는 다산 정약용 선생 상의 모습이다.    이미지 출처: 한국관광공사

 정약용의 고향인 경기도 남양주에는 그의 업적이 담긴 역사적인 장소들이 많이 있다. 남양주역사박물관 이외에도 다산의 생애와 업적을 기리는 다산유적지, 다산 정약용 묘, 다산문화관, 정약용 생가인 여유당 등 남양주 곳곳에서 그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또한 매년 10월에는 ‘다산문화제’가 열려 다산 정약용의 생을 다시 살펴보고, 다양한 문화 체험이 가능하다.

 다산 정약용의 사상은 조선시대를 넘어 지금까지도 지속적인 가치를 발현하며 오늘날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준다. 그의 사상이 과거엔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못했지만, 그가 세상을 떠나고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의 역사와 함께 살아 숨 쉬고 있다.

김지원 기자  jionny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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