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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봄 쇼핑 가자, 어? 여기 없어졌네?녹양 패션아울렛 '폐업정리'

 누구나 새 학기의 봄빛 바람이 불면 부모님 손을 잡고 책가방과 신발을 사러 나들이를 갔던 추억이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의정부시 녹양동에 있는 녹양사거리 패션 아울렛은 5,000여평 부지에 50여 개의 브랜드가 자리했던 의정부시 새 학기 쇼핑 명소다. 주말이면 주차할 곳이 없을 정도로 인파가 붐볐고, 상가와 상가 사이에는 잔디밭이 있어 봄 나들이 느낌을 낼 수도 있었다. 그러나 현재, 이러한 모습들은 모두 추억으로만 남게 됐다.

폐점한 녹양 패션 아울렛 점포(좌), 폐점 정리 중인 점포(우)

‘폐업 정리’, ‘모든 품목 30~80% SALE’

 일반적인 상권에서는 볼 수 없는 파격적인 숫자의 할인 문구들이 입구에서부터 눈길을 끈다. 조금 더 안쪽으로 걸음을 옮기자, 할인 행사 중이 아니라 아예 문을 닫고 주인 잃은 신발과 옷가지가 뒹구는 매장도 있다. 거리마다 빽빽하게 들어서 영업하던 점포들은 어디 가고, 현재 영업 중인 점포는 손가락으로 다 샐 수 있을 정도의 수만 남아있다. 사람이 가장 많았던 주말 낮임에도 거리는 한산하고 주차장 공간은 널널하다. 쇼핑을 끝내고 아이들이 뛰놀던 잔디밭은 이제 아이들은커녕 참새 한 마리를 찾기도 힘든 풍경이다.

 몇 안 남은 문 연 점포의 내부도 한산하기는 마찬가지다. 골프웨어 브랜드인 W.Angle점포는 기존 40만 원대의 고가 패딩을 16만 원대에 진열했지만, 매점을 드나드는 사람은 한번에 두세명이 고작이다. 인근의 다른 스포츠웨어 브랜드 Columbia 점포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Columbia 역시 매장 앞에 ‘전 품목 30~70%세일’이라는 파격적인 문구를 걸고 기능성 의류를 35,000원대부터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지만, 방문객의 수는 적다.

●그 많던 옷 가게는 어디로 갔을까?

 새 학기의 추억이 가득했던 이곳의 매점들은 모두 어디로 사라졌을까.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Columbia 점포 직원에게서 들을 수 있었다. 직원 A씨의 말에 의하면 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의정부 녹양 우정마을 개발을 추진, 기존 아울렛 지역의 토지를 매입하며 상인들이 이탈했다고 한다. A씨는 “(토지 개발 허가가)된다 안 된다 말은 많았는데, 작년 9월인가에 완전히 허가가 나면서 엄청 빠졌다”고 아울렛 매장들이 사라진 배경을 전했다. 다수의 동종 매장이 모여 이익을 만들어내는 아울렛의 특성상, 점포의 수가 줄면 방문객의 수도 줄어드는 게 당연한 현상이다.

 녹양 패션 아울렛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가자 녹양동 우정마을 지구계획으로 묶인 지역이 나타났다. 본격적인 건설 작업이 시작되지는 않았지만, 개발을 위한 토지 정리가 진행 중인 것으로 보였다. 지난해 9월 29일, 국토교통부가 승인한 지구계획에 따르면 녹양 패션 아울렛이 위치한 땅은 우정지구의 복합용지로 사용될 예정이다. 개발이 시작되면 현재 아울렛의 위치는 장사를 할 수 없는 땅이 되고, 이에 대비하여 상인들은 ‘폐점 세일’을 감행하며 자리를 떠난 것으로 보인다.

녹양 패션아울렛 일대 우정지구

 2003년부터 약 18년간 지역 학생들의 ‘새 학기 쇼핑’과 아웃도어 쇼핑을 담당해온 녹양 패션 아울렛은 이제 도시발전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다. 봄바람과 새 학기의 싱그러운 감각이 남아있는 이곳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한 번쯤 찾아보는 건 어떨까? 어쩌면 얼마 남지 않은 점포에서 저렴한 가격에 괜찮은 물품을 구매할 수 있는 행운이 함께할지도 모른다.

 

 

 

 

김민성 기자  webmaster@kkobb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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