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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 삶에 활력을 불어넣는 등산의 힘돈 안 들고 건강에도 좋아 산으로, 산으로
  • 이동현 박지현 권태우 기자
  • 승인 2024.06.30 02:04
  • 조회수 152

 출근길 지하철 속을 알록달록하게 물들이는 집단 속 박순자씨(68). 그녀가 열차에서 내려 향한 곳은 1호선 도봉산역이다. 챙겨온 가방을 등에 메고 한 손에는 등산 폴 대, 다른 한 손에는 전화기를 들고 바삐 발걸음을 옮긴다. 보도블록을 지나고 아스팔트를 지나 비포장도로가 나오자 발걸음을 멈춘다. 도착한 곳에는 형형색색 등산복을 입은 이들이 있다.

 “어머 김씨 엄마, 오늘은 일찍 나왔네?” 그녀가 말을 건 일행들은 나이가 지긋한 노인들이다. 그렇다, 어디 보아도 젊은이가 없는 노인들만의 무리다.

[북한산국립공원/사진=이동현]

“취미에서 시작했지만 이제는 몸이 좋아짐을 느낍니다.”

서울 도봉구에 거주하는 박씨는 소규모 사진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진작가다. 그녀는 주로 자연 풍경 사진을 찍으며 전국을 다니다 2023년 우연히 산을 주제로 한 사진 공모전을 발견하였고 그것을 계기로 산을 타기 시작했다. 처음엔 사진 찍기 위해 예쁘고 유명한 산을 찾았지만 정상에 올라 알 수 없는 희열과 보람을 느끼며 동호회 활동까지 하게 되었다.  박씨는 “과거 컴퓨터 앞에서 사진 보정 작업을 할 때는 정신과 육체가 나약해진 느낌이었는데, 요즘은 건강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서울 성동구에 거주하는 서지태씨(66)는 동생과 함께 수영을 즐기는 직장인이었다. 그러다 동생이 어깨 부상으로 수영을 못하게 되었을 때 직장 동료들과 함께 산에 오르게 되었다. 그때를 시작으로 등산의 매력에 빠지게 된 서씨는 현재 체중도 줄고 정신적으로도 건강 해졌다. 

[북한산국립공원/사진=박지현]

“굳이 뭐 비싼 돈 들일 필요가 있나요?”

 각자 취미생활을 하는데 비용이 든다. 박순자씨가 사진 찍기 위해 여기저기 여행을 다닐 때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갔다. 하지만 등산을 하며 사진을 찍다 보니 이러한 애로가 해소됐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 특성상 계절마다 산의 모습이 다르기 때문에 사진 또한 계절마다 다르게 찍을 수 있었다. 산은 어디에나 있고 등산로 개발 또한 잘 되어있어 돈이 많이 들지 않는다.

서울 잠실동에 거주하는 김영자(71)씨도 마찬가지이다. 그녀는 과거 골프, 볼링, 명품 가방 수집 등 다소 사치스러운 취미를 즐겼다. 하지만 퇴직 이후 더 이상 그러한 취미를 즐길 수가 없어졌다. 어느 날 동창회를 마치고 산책을 하다가 개운산을 오르게 되었는데 도시에서 느낄 수 없었던 상쾌함을 느끼게 되어 그때부터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등산 장비는 한 번 사게 되면 오래 사용할 수 있어 금전적으로 부담이 덜 된다고 김씨는 말했다.

[참고사진/사진=픽셀즈]

“이야기할 사람이 생겼습니다.”

김씨에게 등산은 또다른 의미도 있다. 산을 오르면서 사람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점이다. 

“남편이 먼저 떠나간 이후에 주변에 이야기할 사람도 없고 공감대를 형성할 사람이 없어 고독했어요. 등산을 접하고 한동안은 혼자서 등산을 즐겼지만, 무엇인가 해소되지 않는 것이 있어 동호회에 가입했죠. 모임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관심사, 자식 등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내가 대화할 사람이 필요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어요. 동호회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준 것입니다."

 노인들은 SNS 사용에 서툴고 신체 특성상 장거리 이동이 불편하여 커뮤니티 활동 또한 제한적이다. 자연히 소통에 결핍이 생긴다. 하지만 등산은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공감대를 구축하여 이러한 결핍을 해소해 준다. 이러한 점에서 등산은 노인들에게 새로운 대화의 장을 마련해 주는 것이다. 

이동현 박지현 권태우 기자  webmaster@kkobb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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