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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가 무서운 쪽방 젊은이들"집콕하라고요? 그랬다간 밥도 못 먹어요"
  • 김주혜 김채은 기자
  • 승인 2020.05.09 13:17
  • 조회수 186

 “달고나 커피요? 외출하지 않으면 식사도 챙기기 힘들어요.”

 코로나19 사태로 ‘사회적 거리두기’ 가 시행되고 있지만, 이 ‘거리두기’ 마저도 여의치 않은 사람들이 있다. 바로 ‘쪽방’ 에 사는 사람들이다.

 대학생 이 씨(24)는 눈을 뜨면 곧장 카페로 향한다.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대학 수업에 참여하려면 인터넷 사용이 가능한 장소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 씨가 거주하는 2평 남짓의 고시원은 무선 인터넷을 제공하지 않는다. 주방도 없어 식사를 하려면 음식점을 찾아야 하고, 공용 화장실은 10명이 넘는 인원이 함께 사용한다.

 프리랜서 유 씨(35)도 카페를 자주 찾는다. 3평 남짓한 원룸에 거주하는 유 씨는 평소 카페를 작업 공간으로 사용해왔다.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이 중요함을 알고는 있지만, 집에서는 좁은 공간이 주는 정신적 피로 탓에 업무 능률이 크게 떨어져 외출을 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프리랜서 유 씨의 원룸. 작업 공간으로 쓰이기엔 비좁아 보인다.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홈 엔터’, 즉 집 안에서 가능한 여가활동이 주목받고 있고, 언론에서는 ‘홈 엔터’ 유행을 조명하는 동시에 젊은 층들의 카페 행을 지적하고 있다. 물론 방역을 위해서는 불필요한 외출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모든 외출을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누군가에겐 달고나 커피를 만들거나 넷플릭스 콘텐츠를 정주행할 수 있는 여가의 시간이, 외출 없이는 식사도 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생존권이 걸린 시간이기 때문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해 10월 기준 국내 만 19~34세 청년 가구주의 8.9%가 최저주거기준을 만족하지 못하는 주거환경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와 과도한 주거비 부담 가구를 합쳐 산출한 주거빈곤 가구 비율은 33.1%다. 즉 청년 가구주 세 명당 한 명은 주거문제에 고통받고 있다는 것이다.

 1인 가구의 최저주거기준은 ‘부엌을 갖춘 14㎡(4.235평) 이상의 공간’ 으로, 앞선 두 사례 모두 최저주거기준에 미치지 못한다. 특히 고시원의 경우 문제는 더 심각하다. 사회변혁노동자당 서울시당 주거위원회에 따르면, 이 달 2일 기준 관악구 고시원 34개 중 호실 면적이 파악된 27개 업소의 호실별 평균 면적은 2.1평에 불과했다. 27개 업소 중 92.6%인 25개 업소는 모든 호실이 최저주거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면적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밀집된 공간이 방역에 취약하다는 것은 수차례 반복된 집단 감염 사례로도 알 수 있다. 전문가들은 ‘무증상 전파자’ 의 위험성을 강조한 바 있는데, 젊은 층의 경우 출퇴근 등 불가피한 활동량이 많기 때문에 타인과 생활 반경이 겹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개인 공간이 충분히 보장되지 않는 쪽방에서 무증상 감염자가 등장한다면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는 상황이다. ‘거리두기’ 와 ‘자가격리’ 에 적합하지 않은 환경인 것이다.

 주거빈곤은 국민의 안전에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해결을 위해 적합한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21대 총선에 나선 주요 4개 정당은 ‘청년 층 주거문제’와 관련된 다수의 공약을 내놓았지만, 재원 마련의 어려움 등으로 현실 가능성이 빈약한 경우가 많다. 선거철에만 잠깐 활용되는, 그저 말뿐인 공약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진심으로 청년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현실성 있는 대처 공약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주혜 김채은 기자  mecommee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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