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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학생의 학습권은 어디서 보장받나?'‘온라인 개학’의 사각지대 허점
  • 권민지 김민성 기자
  • 승인 2020.05.09 13:05
  • 조회수 206

 코로나19로 인해 초중고교에도 온라인 개학이 실시되면서 장애 학생들의 ‘교육 평등권’이 위협받고 있다.

 “(온라인으로)개별학습을 받지 못한다는 점이 많이 걱정되었어요. 장애 아동들의 특성에 맞춰서 선생님들이 맞춤형으로 돌봐 주시고 케어가 필요한데, 그 부분이 많이 우려됐죠.” 발달 장애 3급을 앓고 있는 김희준(10세, 가명) 학생의 어머니 배수진(가명) 씨는 온라인 개학이 발표됐을 당시의 심정을 이렇게 표현했다.

 또 다른 발달 장애 아동의 어머니 이지희(가명) 씨도 비슷한 고민을 겪었다.

 “자포자기하는 심정이었어요. 직장을 다니는 입장으로써 아이를 붙잡고 있을 수도 없었고요. (특수 아동들은) 수준에 맞는 수업을 들어야 하는데, 온라인으로 그런 것이 제공되지 않으니 많이 걱정돼요”

 본래, 특수학급은 관련법(특수교육법)에 따라 특수교사와 학생이 최소 1대4의 비율로 개별 맞춤형 학습을 진행한다. 외에도 보조 교사를 추가로 두어 학생들을 개별적으로 지도하며 장애 학생의 교육권을 보장해왔다. 그러나 이번에 결정된 온라인 개학은 기존 장애아동들이 받던 교육의 특성을 살리지 못한다. 전문가의 조력 없이 일반적인 가정에서 발달장애 학생들을 교육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또한, 상당수의 장애 학생에게 일반학생과 동일한 온라인 학습 지침이 적용되어 수업이 진행되는 실정이다.

■ 장애 학생을 위한 돌봄교실? 허울뿐인 돌봄교실!

 교육부는 온라인 개학환경의 취약계층을 고려해, 기존 방학 기간에만 운영하던 ‘돌봄 교실’을 연장한 ‘긴급 돌봄 교실’을 통해 교육복지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기존의 돌봄교실은 양육 공백이 발생한 가정의 만 12세 이하 아동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돌봄 서비스’와 교실을 활용한 방과 후 돌봄교실을 제공했다. 그리고 현재의 긴급 돌봄 교실은 양육 공백에 놓인 아동들이 학교 원격수업 시간에 맞춰 안정적으로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에 그 목적이 있다. 그에 맞춰 오전 8시 50분부터 수업 시간을, 수업을 마친 후에는 오후 5시까지 방과 후 돌봄을 제공한다.

 그러나 장애 학생 대상의 긴급 돌봄이 학습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현재 장애 아동을 대상으로 실행되고 있는 긴급돌봄은 과거의 방식과 크게 차이가 없으며, 이들의 특성상 돌봄교실은 ‘학습’의 장으로는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3월 실시한 긴급 돌봄 3차 수요조사에 의하면, 이를 신청한 특수학교 학생은 139교, 2만6천여 명 중 1,315명으로 전체 인원의 5.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학부모 배 씨는 “돌봄 교실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 것 같아요. 돌봄 교실이 수업을 진행하는 것도 아니고, 말 그대로 ‘돌봄’만 제공하니까, 그냥 방치할 수도 있다는 걱정까지 들어서 돌봄은 아예 생각하지 않았어요.”라며 긴급 돌봄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결국 배 씨는 아이를 돌봄 교실에 보내지 않고, 외부 복지센터 관계자와 어렵게 협의를 맺어 아이를 보살피기로 했다.

 또 다른 학부모 이 씨는“(코로나 이전부터)원래 특수아동에게는 돌봄 교실이 잘 지원되지 않았어요. (특수아동 한 명을 케어하는 게) 일반 아이 세 명을 케어하는 것보다 힘드니까, 학교 측에서 쉽게 받아주려고 하지 않았던 거 같아요.”라며 돌봄 교실에 대해 아쉬움을 지적했다. 동시에, 긴급 돌봄 외의 다른 선택지가 없다는 점도 이 씨의 아쉬움에 한몫을 했다. 기존의 돌봄 교실에서부터 장애 학생에 대한 지원이 부족했고, 현재 인력은 더욱 열악하다는 점이, 특수학교 긴급 돌봄 수요를 5%에 그치게 한 것이다.

 교육부는 “시도교육청에 장애 학생이 초등 돌봄 교실을 신청할 경우 특수 교육 보조 인력을 배치하도록 요청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실제로 장애 아동을 돌봐 줄 인력을 충원한 학교는 극히 드물고, 긴급 돌봄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 역시 대다수가 회의적이다.

 인천의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특수 교사 김모 씨는 “현재 돌봄 교실은 돌봄 강사 한 분과 아동 10명 정도의 일 대다수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장애 학생 개개인을 케어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라며 장애아동 긴급돌봄 교실이 직면한 현실적 상황을 알렸다.

 경기도 의정부시에 위치한 ‘밀알복지재단’ 관계자 또한 “(돌봄교실이)모든 발달 장애 아동들을 통틀어서 진행한다는 방향인데, 이는 각기 다른 아이들의 수준을 생각하지 않은 제도이고, 장애 아동들에게 적합하지 않은 것 같다”라며, 현행 ‘돌봄 교실’이 발달 장애 학생들을 포용하지 못하고 있는 문제점을 비판했다.

■ 수업을 ‘듣는 것’조차 힘든 특수학생

 온라인 개학의 또 다른 문제점은 중등 과정 이상의 일반 학교 특수 반 학생들에게는 돌봄 교실조차 제공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현행 중등이상의 교육 과정을 이수 중인 상당수의 장애 학생들은 비장애 학생들을 위한 원격 수업과 동일한 지침의 수업을 듣는다.

 의정부시에 있는 한 중학교는 특수 학급 아동들에게 온라인 수업과 과제물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같은 위치의 고등학교도 학교 자체의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과제물과 함께 배포하고 있다. 이는 비장애 학생들을 위한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두 학교 모두 발달장애 학생의 학습에 실질적인 도움을 못 주는 것에 많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경기도 용인시 소재의 한 중학교에서 근무하는 특수 교사 박 모 씨도 “학생들이 (온라인) 설명식 수업 내용을 온전히 다 이해하기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런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수업에 활용할 학습지와 교재‧교구를 가정으로 배송하고 있습니다.”라며 현재 적용중인 방법을 설명했다. 또한, 컴퓨터를 통해 로그인-출석-수업을 듣는 것이 어려운 학생들은 매일 아침 유선 전화나 영상통화로 건강과 출석을 체크하는 것이 고작이라고 실정을 전했다. 인터넷에 접속하는 것이 어려운 것은 물론이고, 기존의 대면 수업과는 달리 일방적인 정보전달밖에 할 수 없으니, 특수 아동들에게는 더 없이 열악한 환경이다.

 최근 국립특수교육원은 '장애 학생 온라인 학습방'을 개설해 장애학생을 위한 수업을 제공하고 있으나 장애아동이 학습을 하려면 부모의 도움이 있어야 한다는 점은 바뀌지 않았다. 온라인 학습방은 온라인 링크로 지원되기 때문에 누군가의 도움없이 장애 학생들이 접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의정부시의 한 초등학교, 코로나로 인해 학교의 시설물 이용을 금지시켰다.

 

■ 헌법 31조,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4조 2항에 의하면, 정당한 사유 없이 장애를 고려하지 아니하는 기준을 적용함으로써 장애인에게 불리한 결과를 초래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온라인 개학’에 장애 학생들의 배려가 부족했다는 사회적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온라인 학습’을 통해 모든 교육계층의 ‘교육권’이 지켜지려면 특수 아동들에게 수준에 맞는 학습 자료와 방법 등 근본적인 해결책이 제시되어야 한다. 몇몇 특수교사는 대면 수업을 하되, 소수 인원으로 교육을 할 수 있는 허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세계적으로 코로나가 잠잠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현재, 3차 온라인 개학이 시작되었다. 비장애 학생들의 온라인 교육마저 혼란스러운 가운데, 장애아동들의 교육에 대한 권리는 더욱 혼란하고 소외당하고 있다. 사태의 장기화를 대처하고, 학생들의 미래를 위해, 학교와 교육부는 더 나은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권민지 김민성 기자  webmaster@kkobb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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