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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영 낭인'들의 외침 "제발 군대 좀 보내주세요”대학입시만큼이나 어려운 입대, 입영 6수, 7수 속출

대학생 김승준(21, 경기 양주시 백석읍) 씨는 '의경 입영 6수생'이다. 지난 수개월 동안 5번 입영신청을 해 5번 탈락 통지를 받았다. 김 씨는 "나에게 하자가 있는게 아니라 추첨에서 떨어진 것이어서 운이 없었을 뿐이라고 생각하지만, 하도 자주 떨어지다 보니, 가족 친구들 얼굴 보기가 민망하다"고 말한다. 김 씨는 "병역의무를 마쳐야 인생설계를 차분히 할 수 있을 텐데 아직 입대도 못해 걱정이 된다"며 푸념했다.

요즘 군대는 원한다고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추첨에서 당첨돼야 갈 수 있다. 입영을 희망하는 장정이 넘쳐나기 때문에 입영 신청자 중 상당수는 떨어지게 마련이다. 추첨에서 떨어진 장정은 스스로 '입영 낭인'이라 부른다. 대학시험에 떨어진 재수, 삼수생을 지칭하는 '낭인'이란 말이 입영 경쟁에도 적용된 것이다.

 남자들은 대체로 20세인 대학 1학년을 마치고 입대하기를 원한다. 1학년 말 겨울방학은 입대 예정 대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시기다. 이 때문에 이 기간에 입영 예정자로 당첨될 확률은 극히 낮다.

 대학생 한규민(22, 광주광역시 광산구 첨단2동) 씨는 2년 전부터 휴학하고 입대 지원 시기가 올 때마다 계속 지원하고 있다. 재작년에 1학년을 마치고 남들처럼 곧 입대할 줄 알고 미리 휴학했지만, 생각처럼 합격은 쉽지 않았고, 해군, 공군 해병대 시험에도 응시했지만, 돌아오는 건 모두 불합격 통지서뿐이었다. 한 씨는 “군대 갈 시기를 놓쳐서 걱정"이라며 "주위 친구들은 벌써 전역했거나 대부분 병장인데, 나는 아직 입대도 못했다. 나만 왜 이런지 모르겠다.”라며 한숨을 쉬었다.

 입영예정자들이 자신이 희망하는 입영 시기를 선택해 지원하면 추첨에 의해 입대자를 선발하는 추첨제는 최근에 실시된 제도다. 이전까지 병무청은 선착순으로 육군 일반병을 입대시켰다. 선착순 제도는 입영예정자들이 병무청 홈페이지에 입영일자가 뜨면 그 순간 먼저 지원한 사람이 입대하는 방식이다. 명절 기차표 예매나 대학교 교양과목 수강신청하는 방식과 같다.  하지만 이 제도는 지원자가 동시에 한 홈페이지에 접속하는 사태를 유발해 서버가 다운되기도 하고, 신청자의 컴퓨터 사양이 느릴 경우 부당한 피해를 입을 수 있는 등 불공정 문제가 있었다. 이 때문에 자동 추첨제를 도입하게 된 것이다. 

 이제 군은 육군 일반병 입대 예정자들이 선호하는 매년 2월과 6월 지원자들을 추첨을 통해 선발한다. 하지만 이 제도는 무작위로 선발하기 때문에 군에 가려고 해도 가지 못하고 장기간 병무청 주변을 서성이는 '입대 낭인'을 낳는 부작용이 있다. 

 물론 입영 대상자가 군의 수요 인원보다 많은 점도 입대 낭인을 낳는 원인이다. 출생 연도별 남성 인구를 통계청 자료로 살펴보면, 1990년생 남자는 34만 9,000여 명이었으나 1992년생은 38만 8,000여 명, 1994년생 남자는 38만 6,000여 명이다. 1992~94년생들이 입대 연령이 되는 요즘, 군에서 필요한 인원보다 입영대상자가 많아진 것이다.

대학생 유현수(21, 경기 의정부시 가능동) 씨는 “입대 추첨에서 4번이나 불합격했는데, 이 시기에 군대 못 가면 그동안 생각해놓은 계획을 다 바꿔야 할 것 같다"며 "어디든지 상관없으니 군대에 가게만 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일반병 입대가 어려워지자 시험을 통해 입대자를 선발하는 모집병에 도전하는 장정들도 늘어나고 있다.  육군 기술병과, 해군, 공군, 해병대 등의 시험 경쟁률이 갈수록 치솟고 있다.

 병무청 관계자는 "(모집병과 시험의) 성적 반영을 폐지하고 평가요소를 합리적으로 개선해 군 생활이 직장 및 학업의 연장선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이 시스템에서는 본인의 자격·면허 및 전공학과를 바탕으로 지원 가능한 군사 특기를 확인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병무청은 현역병 입영 적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내년부터 2년간 입영 정원을 2만 명 늘리기로 했다.

20대는 인생에서 다시 돌아오지 않을 꽃다운 청춘이다. 젊은이들이 국방의 의무를 다하려다 개인의 인생 설계가 틀어지는 일이 없도록 당국의 정책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김치현 기자

학생 기자  editor@kkobb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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