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음이 짙어 가는 5월, 시민들은 여유로운 마음으로 거리로 나선다. 의정부 젊음의 거리인 행복로는 주말 평균 1만 명이 찾는다.  2009년 행복로 조성 이후 10여년만에 경기 북부의 명소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거리를 찾은 시민들 사이에 볼멘 소리도 적지 않다. 쓰레기 때문에 행복로 걷는 길이 행복하지 않다는 말이 나온다.

 지난 4월 의정부시에 거주중인 김씨(34세)는 지인과의 만남을 위해 행복로를 찾았다가 뜻밖의 불쾌감을 느끼게 됐다. 테이크 아웃 커피를 손에 들고 지나다 다 마신 후 컵을 버릴 곳을 찾지 못해 하루 종일 들고 다녀야만 했다. 화가 난 김씨는 시청에 문의했으나 쓰레기통이 오래전에 철거되었다는 답을 듣게 되었다. 넘치는 쓰레기 때문에 철거된 쓰레기통, 도대체 어떻게 된 이야기일까?

누구를 위한 ‘행복로’ 인가?

 2009년 12월24일 의정부시는 역전 교차로에서 포천 로터리까지를 차 없는 거리로 조성하면서 ‘의정부 행복특별시’라는 취지에 맞춰 거리 이름을 ‘행복로’로 지었다. 의정부 시비 102억원을 들여 인간중심의 친환경적 공간과 정보소통의 젊은 거리로 만들었다. 행복로는 의정부를 대표하는 거리이자 부대찌개 거리, 녹색 거리, 로데오거리 등 테마거리와 제일 시장, 의정부 지하상가, 신세계 백화점으로 연결된 지역상권의 핵심공간이다. 그런데 요즘들어 넘치는 쓰레기와 악취로 인상을 찌푸리게 만드는 공간이 되었다는 지적이다. 

지난 5월1일 오후 3시 행복로 중앙분수대 앞 모습.

지난 2016년 의정부시는 ‘깨끗한 행복로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행복로 전 구역에 쓰레기통을 모두 철거했다. 일부 시민들의 비양심적인 쓰레기 투기로 쓰레기통 주변이 지저분하게 되는 등 관리가 어려워지자 쓰레기통을 아예 없앤 것이다. 쓰레기통이 없으면 쓰레기를 버리지 못할 것이고, 청결한 거리가 될 것이라는 기대에서였다.

그러나 이후 거리는 도리어 쓰레기 천지로 뒤덮이게 됐다.  음식과 음료를 사 먹고 남은 빈 용기를 버릴 곳이 없자 거리 주변에 놓고 가는 것이다.

 "거리가 매우 지저분합니다. 외출 나온 사람들이 먹고 남은 용기를 들고 다닐 수는 없고 처음 산 곳에 버리기도 어렵고."

5월1일 밤 10시경 의정부역 6-2번출구 행복로 입구 조각상 앞.

 2017년 3월 의정부시청의 열린 민원을 발췌한 내용이다. 행복로 이용에 불편을 느낀 시민들은 대체로 비슷한 반응이다.

네이버폼을 이용해 5월2~8일 행복로 방문경험이 있는 시민 7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네이버폼을 이용해 5월2일부터 8일까지 행복로 방문경험이 있는 의정부 및 서울, 경기북부 시민 7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시민들은 쓰레기통 철거 원인을 행정상의 관리미흡 때문으로 여기고 있었다.

 응답자 A씨는 “쓰레기통이 있을 때는 쓰레기통 주변이 더러웠지만 지금은 온 거리가 쓰레기통이 된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나 행정관청의 시각은 이와 크게 다르다. 쓰레기통이 있을 때보다 철거한 뒤 거리환경이 더 좋아졌다는 것이다. 

 의정부 시청의 자원순환과 김병학 부장은 “쓰레기통이 있을 때 상가에서 쓰레기통에 일반쓰레기를 무단 투기하고, 어떤 시민들은 음식물쓰레기까지 집어넣어 문제가 많았다"며 "쓰레기통을 없앤 뒤 모니터링해보면 주변상가의 쓰레기 규격봉투 사용이 높아졌고 무단투기가 줄어들었다. 음식물에서 나는 악취가 없어지면서 민원도 40%정도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김병학 부장은 행복로 쓰레기 문제에 대해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시민 편의를 위해 모니터링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소희 조혜민 기자

학생기자  editor@kkobb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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