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규격의 의정부컬링경기장. 녹양동에 위치해 있으며 바로 옆에는 빙상경기장이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가장 화제를 몰고 온 종목은 ‘영미야~’로 상징되는 여자 컬링이다. 전국적으로 팀 킴 신드롬이 일면서 컬링뿐만 아니라 팀 킴의 지역기반인 의성도 컬링의 메카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의성에 도전장을 낸 지역이 있으니, 바로 의정부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의정부에는 총 6개의 컬링팀이 있다. 경기도 내에서 가장 많은 숫자이다. 단순히 수만 많은 것도 아니고 수준도 높다. 이번에 은메달을 목에 건 여자컬링선수중 의성 출신이 아닌 단 한 명 김초희 선수가 의정부 송현고등학교 출신이다. 송현고 컬링팀은 주니어 국가대표로 선발되어 활약하고 있다. 동계올림픽 출전권을 두고 팀 킴과 결승에서 맞붙어 팀 킴에게 한번의 패배를 안겨주었던 전적이 있다.

 결국 의성의 '마늘소녀'들이 출전권을 따냈지만, 다음부터는 의정부팀과 만만찮은 경쟁을 거쳐야 한다. 의정부에도 마침내 국제 규격을 갖춘 컬링장이 세워지기 때문이다.

 시설공사를 마치고 이달 말 개장을 앞두고 있는 의정부컬링경기장에 대해 의정부시 유창훈 팀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의정부에 컬링장이 들어서게 된 과정이요? 2015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컬링장 건립 사업’ 최종 대상지로 의정부와 의성 두 곳을 선정했습니다. 그런데 의성 컬링장은 이미 지어진 상태였습니다. 의정부는 2016년 12월에 첫 삽을 떠 지난 2월 9일 완공했어요. 지금은 얼음판에 집중하고 있고, 정식 개장은 3월 29일로 예정하고 있습니다.”

총 6개의 시트를 가지고 있다. 각 시트당 화면 한 개씩.

의정부 컬링장은 길이 50m, 폭 4.75m 크기의 시트 6개와 243석의 관람석을 가지고 있다. 또한 국내 컬링장중 처음으로 자동 승강 조명장치가 설치되었고, 스톤 추적 카메라가 도입된 것도 눈여겨 볼만 하다. 

 컬링장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얼음판 관리. 이걸 위해 국내 최초의 기술이 들어갔는데, 이산화탄소 냉각에 의해 얼음을 얼리도록 한 것이다.

“액체 이산화탄소 냉각기술을 사용하면 얼음을 급속도로 냉각시킬 수 있습니다. 스케이트 날에 갈라지고 패여버린 얼음판을 빠르게 정리할 수 있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컬링협회 뿐만이 아니라 세계 아이스메이커 협회의 자문을 구하기도 했고, 평창 동계올림픽이 시작되기 전 미리 경기장을 방문하기도 하면서 이것저것 배워왔네요.”

2층 관람석에서 본 경기장 모습.

실제 기자가 찾았을 때, 컬링장 얼음판 위에서 빙결 상태를 확인하는 전문가들을 볼 수 있었다. 유창훈 팀장은 양질의 환경에서 훈련하게 되면 선수들의 기량도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했다.

아직은 개장 준비가 이뤄지고 있다.

“지금까지 의정부 컬링 선수들은 훈련을 위해 의정부 밖으로 나가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이 경기장이 갖춰져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데 드는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게 된 것이죠. 다음 동계올림픽때는 의정부팀이 출전권을 따 내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 의정부를 컬링의 또다른 메카로 만들수도 있겠죠.”

이런 기대가 현실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선수들 뿐만 아니라 일반인 이용객의 수도 중요하다. 다행히 개장하기 전인데도 컬링장 이용에 관한 문의가 하루에도 수십건 들어오고 있다고 한다. 

“이런 시설은 설령 적자가 나더라도 꾸준히 운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강릉에 지어진 경기장에서도 유지비 때문에 이런저런 고민을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의정부는 강릉 경기장보다는 규모가 작아 일단은 유리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대회 유치가 꾸준히 된다면 적자는 나지 않을 것 같지만, 두고봐야겠죠. 동계올림픽으로 인해 시민들도 컬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긴 했지만, 그게 단순한 유행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습니다. ”

의정부컬링장은 의정부시 체육시설 관리 및 운영조례에 따라 오전 6시부터 9시,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 오후 10시부터 12시까지 세 번으로 나눠 운영되며, 체육경기, 체육행사, 체육이외행사 등으로 구분해 운영해 나갈 예정이다.

김준영 기자  aquarain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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