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버스는 일반 버스 노선의 틈새 구역을 운행하는 버스이다. 일반 버스 노선에서 거리가 멀거나 오르내리기 힘든 고지대, 또는 일반 버스가 아예 다니지 않는 지역 주민들에게 마을버스는 절대적인 교통수단이다. 이런 마을버스가 이용하기 어렵다면 어떻게 될까.

 경기도 의정부 시내를 다니는 마을버스는 자주 타는 주민이 아니라면 이용하는데 매우 불편하다. 버스 정류장이 어디 있는지, 버스가 언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운행노선과 규칙을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가장 큰 혼란은 정류장의 위치다. 의정부시내 마을버스는 정확한 정류장 표시가 없어 마을 버스가 어디에 정거하는지 알기 어렵게 돼 있다.  

(구) 306 보충대 정류장에  202-1버스가 선 모습과 부러진 정류장 표지판의 모습

1. 버스 정류장 안내판이 훼손된 경우, 특정한 시간에만 버스가 다니는 경우
 버스 이용자들은 버스 운행 정보를 정류장에 쓰인 안내판을 보고 얻는게 일반적이다. 그런만큼 정류장 표지판의 글씨가 알아볼 수 없을 만큼 훼손되어 있다면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없고, 버스 타는데 애로사항이 많을 수 밖에 없다.

 의정부 호암초교* I-PARK 정류장에는 표지판이 사진에서 보듯 심하게 훼손되어있다. 이 때문에 이곳을 지나는 버스 중  하나인 202-1번은 표지판에 아예 나와있지 않다. 승객들로서는  202-1번 버스가 이곳을 지나는지 전혀 알 수 없게 돼 있다.
 마을버스 201번이 지나는 (구) 306보충대에는 정류장 표지판 자체를 찾아보기 어렵다. 이곳 정류장 표지판은 바닥에 떨어져 나뒹굴고 있다. 정류장 근처에서 가게를 운영한다는 한 주민은 "새벽에 자동차가 정류장을 들이박으면서 그렇게 된 것 같다"며 "표지판이 떨어진지 한 참 되었는데 여전히 고쳐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뿐 만이 아니다. 이곳에 마을버스는 특정된 시간에만 온다.  학교 가는 버스가 마땅치 않아 불편을 호소한 발곡고등학교 학생들을 위해 의정부시가 노선조정을 해주었기 때문이다. (구) 306보충대에 버스가 오는 시간은 오전에는 학생들 등교 시간인 7시 30분터 9시 까지이며, 오후에는 하교 시간인 4시 49분 부터 5시 22분 까지이다. 배차간격은 오전 20분, 저녁에는 11분이다. (운행 사정에 따라 몇 분 차이 날 수 있다.)  학교 방학 때와 주말에는 (구) 306보충대에 마을버스가 운행하지 않는다. 학생들의 등하교 길은 나아졌지만, 마을버스를 이용하는 주민들은 불편이 그만큼 가중됐다. 

2. 버스 내 정류장 명칭이 사실과 다른 경우
 옥외 정류장 표지판 뿐만 아니라 버스 안에 부착돼 있는 안내판도 혼란을 준다. 버스안에 명기한 정류장이 실제와 다른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202-1번 버스에 타면 차안에 부착된 안내판에 경기 제2 지방경찰청이란 정류장이 나와 있다. 그러나 이곳은 경기북부지방경찰청으로 명칭이 바뀐지 오래됐다. 경기제2지방경찰청이란 사실만 알고 버스를 탄 사람은 그곳이 같은 지점인지 다른 지점인지 헷갈릴 수 밖에 없다.

 202-1번 버스의 차내 안내판에는 굿모닝마트라는 행선지도 나온다. 하지만 굿모닝마트가 없어지면서 정류장 지점은 신동초등학교로 몇 년전에 바뀐 바 있다. 시간이 꽤 지났지만 예전 안내판을 그대로 붙여놓고 있는 것이다. 문예 어린이공원도 마찬가지이다. 소누리에서 문예 어린이공원으로 정류장 이름이 바뀐 지 오래 되었지만, 안내표에는 여전히 소누리로 명기돼 있다. 

호암초 정류장 앞 206-1 버스

의정부 경찰서 정류장 앞 202-1번 버스

3. 공사로 인해 버스정류장 표지판이 안 보이는 경우
 버스 정류장 표지판이 아예 사라지고 없는 곳도 있다. 206-1번 마을버스가 다니는 호암초교 정류장에는 표지판 자체가 없다. 두 달 전 이곳에 공사가 진행되면서 버스 정류장 표지판이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 것이다. 

 201번이 다니는 의정부 경찰서앞도 이용 주민에게 불편을 주기는 마찬가지이다. 버스 정류장 표지판 자체는 있지만 공사로 인해 근처 기둥에 묶여있어 가까이 다가가야 겨우 볼 수 있다. 이 마저도 다니는 버스만 볼 수 있다. 정류장 이름은 알 수 없다. 버스 정류장에서 공사하게 될 경우 정류장 표지판을 둘 곳이 마땅하지 않고 버스 이용객이 이용하는 데도 위험한 측면이 있다. 공사의 영향이 미치지 않는 안전한 공사 인근 부분에 표지판을 세우는 것은 어떨까?

안내표시가 없는 풍림아이원 정류장에 버스 선 모습

4. 예산이 부족해 버스 정류장 표지판을 세울 수 없는 경우
 분명 버스가 서는 버스정류장인데 버스 안내판이 없는 곳도 있다. 206-1(호암초교 방면)의 풍림 아이원 아파트와 201번(특정 시간이 아닌 평소대로 운행할 때)의 둔 배미 등이다. 풍림아이원 아파트에 최근 이사온 한 여대생은 "학교 앞을 지나는 206-1이 집 근처를 운행한다는 것을 알았지만 정류장 표지판이 안 보여 한동안 타지 못했다"며 "몇 번 시도 끝에 간신히 버스에 올라 버스 기사님에게 물어보고 나서야 비로소 버스 서는 장소를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마을버스 표지판이 없는 이유는 간단하다. 표지판 세울 예산을 행정관청에서 확보하지 못한 때문이다. 의정부시 관계자는 풍림아이원에는 표지판 대신 우선 정류소 주변 안내표를 부착해 이용불편을 해소한 다음 내년에 표지판을 세울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버스 정류장에 대한 민원은 인터넷으로는 국민신문고와 의정부시 시청 홈페이지 민원상담실을 통해 할 수 있다. 전화로는 의정부 시청 교통기획과로 하면 된다.

김채은 기자  dnflsms1s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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