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사이트 네이버에 ‘장수도시’를 검색하면 관련 검색어에 ‘의정부’가 뜬다. 의정부가 국내 최고의 장수도시로 꼽히기 때문이다. 실제 국제학술지 「국제 노년과 인간개발」에 게재된 김종인 원광대 교수 논문에 따르면 전국 114개 시·군 가운데 의정부시는 100세 이상 인구가 1000명당 115명(11.5%)으로 단연 1위다.

 의정부가 장수도시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환경적 요인이 있겠지만 건강을 지키고자 하는 의정부 시민들의 건강마인드가 1차적으로 밑받침이 되었을 게 분명하다. 시민들, 특히 노인들이 건강을 유지하려는 생활속 노력이 없다면 장수도시는 공염불에 불과하다. 

 얼마전 의정부 노인종합복지관에서 열린  ‘2017년 건강한 어르신 선발대회’는 그런 건강지수를 높여주는 이벤트다. 이 대회에서 남자는 이영진 어르신(의정부노인종합복지관)이, 여자는 오유식 어르신(송산노인복지관)이 각각 1등을 차지하였다. 시상식이 끝나고 의정부종합노인복지관에 탁구치고 계셨던 이영진 어르신과 만나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을 들어봤다.

2017 건강 어르신 선발대회(남자부분)에서 우승한 이영진어르신(의정부종합노인복지관)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 :  이영진 어르신]

- 우승 축하드립니다. 우승하셨을 때 기분이 어떠셨나요?

"돈 버는 것 보다 건강이 더 좋은 것인데. 이렇게 인정받으니깐 돈보다 좋더라고요. 이메일로 우승했다는 통보를 받았을 때는 뜻밖이었어요. 나보다 더 젊은 사람도 많았거든요. 의외여서 그런저 더 기뻤습니다.“

- 실례가 안 된다면 연세 한 번 여쭤 봐도 될까요?

“올해 일흔 다섯이요. 제가 2년전 여기(의정부노인종합복지관)  처음 왔을 때 누가 주민등록증을 보여달라고 해요. 당신은 여기 올 나이가 안 된 것 같다는 거예요. 기분이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하고 그렇더라고요. 어쨋든 주민등록증 보여주고 인증 받아서 다니고 그랬어요."

- 2015년까지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약 30년 동안 대우계열 회사에서 일하다가 퇴직학 이후 광진 문화예술 회관에서 8년 동안 관리소장으로 일했어요.”

- 이번 대회에 대해 질문 드릴게요. 건강한 어르신 선발대회’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계기는 여기에 와서 운동하다 우연히 게시판에서 공고를 보게 되었어요. 눈에 확 들어오길래 한번 해보자 싶었죠. 누가 권한 것이 아니라 제가 직접 신청한거죠.”

이영진 어르신(왼쪽)이 취미인 탁구를 치고 있다.  [사진제공 : 이영진 어르신]

- 오늘 같이 의정부노인종합복지관에서 탁구 치시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되었나요?

“그렇죠. 오전에는 1시간씩 자전거도 타고 요가도 일주일에 세 시간 씩 하고 있어요. 오후에는 1시부터 5시까지 탁구를 계속 치고 있어요. 탁구는 중고등학생 때 쳤지만 성인이 되면서 안치게 되었죠. 그런데 이곳에 와 ‘탁구 초급반’에 등록한 뒤 오랜만에 탁구채를 잡았어요. 주말에는 등산, 노래, 춤과 같은 취미 활동을 해요. 식사도 점심시간에 꼭 먹어요. 그래서 그런지 아직 건강하다고 생각합니다. 팔, 다리 또는 허리가 아프거나 병원을 다니거나 약을 먹거나 그런 거, 아직 없어요.”

- 그 외 에도 우승하신 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되시나요?

“저는 규칙적인 생활을 철저하게 하고 있어요. 하루 세끼는 정해진 시간에 식사를 꼭하고요. 가사도우미가 와서 일주일에 한 번 반찬 해주기도 해요. 외식도 가급적이면 피하고요. 수면과 기상도 마찬가지로 정해진 시간에 꼭 해요. 내가 군대생활 할 적에 미군 부대 카투사 출신이었는데, 그때 우유를 먹기 시작한 것이 지금까지도 매일 한 잔씩 견과류와 마시고 있어요. 카레 또한 항암에도 좋고 치매에도 좋다고 해 매일 한 끼씩 10 여 년 동안 먹고 있어요. 그리고 마늘은 제철 때 생마늘은 독해서 못 먹기 때문에 피클 식으로 마늘 질을 담가서 하루에 5-6개씩 매일 먹고요. 양파도 그렇게 담아서 매일 식사 때 먹어요. 마늘이랑 양파 먹기 시작한지는 20년 정도 됐네요. 그리고 항상 걱정 없이 낙천적으로 살아요. 아들이 2명 있는 데, 삼성전자 미국지사에 가있는 등 자기들 나름대로 사니까 걱정이 없어요.”

- 이번 대회 우승했다고 하니 가족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가문의 영광이라고 하죠.(웃음) 제 생각에도 돈보다 더 건강이 중요한 것 같아요. 몇 억원 번 것보다 훨씬 영광스럽고 좋더라고요. 돈 있으면 뭐해요. 건강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는 걸요.”

- 대회하는 날, 어떤 자세로 임하셨나요?

“대회 주최측에서 하라는 대로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겠나?’하고 긍정적으로 임했죠. 참가자격이 65세 이상이어서 실제 참가자중에는 60대도 적지않았어요. 그래서 저는 기대 안했는데 생각 외로 성적이 좋았던 거죠.”

-마지막으로 대회 소감이 어떠신지요?

“올해 처음 열린 대회에서 우승해 기분 좋습니다. 나와 같이 호흡하고 운동하며 생활하는 지역주민들에게 감사한 마음이죠. 이제부터 그 감사한 마음으로 이웃과 함께 다같이 건강하게 잘 사는 길을 가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건강 챙기면서 긍정적으로 살아야하겠죠. 하하. ”

3층 검사실에서 안구와 치아 등과 관련된 검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2017 건강한 어르신 선발대회는 의정부 8개 병원에서 방문 진료를 통해 7가지 건강항목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리하트 병원에서 나와 좌전굴, 한발로 서기, 신장, 체중 등을 측정했고, 성베드로 병원에선 건강 설문, 새하늘 병원에선 우울증 검사를 실시했다. 또 참튼튼 병원은 혈압, 혈당, 골밀도를 측정했고, 서울신세계안과는 시력측정과 망막검사, 백세치과엣 치아개수와 치아의 위생상태, 청담i성형외과에서 피부건강 측정을 각각 진행했다.

김채은 기자  dnflsms1s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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