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 플렉스 극장이 도입된 지 20년이 넘었다. 과거 한국의 극장은 한 건물에서 하나의 영화를 상영하는 단관극장이었지만, 멀티 플렉스 극장이 들어오면서 단관극장은 하나 둘 문을 닫아갔다. 지금은 전국 어디를 가도 단관극장을 찾아보기 어렵다.  동두천시의 동광극장은 이런 점에서 현재 전국에서 유일하게 운영되는 단관극장이라는 의미가 있다.

동광극장은 1959년 개관해 지금까지 계속 영화를 상영하고 있다. 길을 지나치며 언뜻 보아서는 현재 상영중인지 고개를 갸웃거릴 정도로 옛날 모습 그대로다. 하지만 ‘극장 상영 중’이라는 문구와 최신 영화 포스터가 ‘동광극장’의 영사기는 아직 멈추지 않았음을 말해준다. 

상영관 내부는 옛날 드라마에 나올 법한 그림을 보여준다. 오랜 시간 영업해온 만큼 바닥 페인트칠이 군데군데 벗겨져 있고 대기 관객을 위한 소파는 족히 20년은 되어 보인다. 하지만 관객들은 이런 분위기에 조금도 불만스러워 하는 표정이 아니다. 오히려 이 극장의 고재선 대표가 관객을 위해 세심하게 꾸며놓은 수족관이나 극장의 역사를 보여주는 필름 영사기, 캐릭터 피규어에 관심을 보이며 즐거워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또한, 출입구 옆 매점에는 여타 영화관에서 볼 수 없는 진기한 모습들이 보인다. 팝콘 기계, 음료수 기계는 없지만, 냉장고에 진열된 많은 음료수와 과자들이 있고 관객이 팝콘을 구매하면 고 대표가 직접 즉석 팝콘을 만들어 준다. 팝콘을 제조하는 동안 고 대표는 관객과 얼굴을 맞대고 대화를 나누며 정을 나누는 것이다.

‘고재선 대표’가 매일 손으로 작성하는 상영시간표. ‘관람자 준수사항’ 안내문 역시 손 글씨로 작성했던 것이 아직 까지 사용되고 있다.

 동광극장은 옛 형식을 유지하면서도 최선의 편의를 제공하려 애쓰는 모습이다. 고 대표는 1986년 이 극장을 인수하면서 건물을 리모델링한 바 있다. 디지털 영사기를 설치하고 인터넷 예매도 가능하도록 갖추었다. 그 결과 286석의 큰 상영관을 만들어 냈고, 단관극장으로서 마지막까지 살아남을 수 있는 구조를 이뤘다.

고 대표는 "앞으로도 많은 관객이 왔으면 좋겠다. 영화를 진정으로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만들겠다"며 "관객들에게 많은 추억을 주기 위해 간판도 직접 그려보고 옛 매표소도 재현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okd042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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