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을 지키지 않는 사업주는 법에 의해 처벌받게 돼 있지만 예외가 적용되는 게 장애인이다. 장애인은 최저임금보다 적은 임금을 주더라도 무방하다. 최저임금법에 정신장애나 신체장애로 근로능력이 현저히 낮은 사람에 대해 최저임금을 주지 않아도 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장애인 근로자들의 평균 시급은 2016년 기준 2896원에 불과하다. 올해 최저시급이 7530원으로 큰 폭으로 올랐지만 장애인들에게는 그림의 떡인 것이다.

발달장애청년들이 일하는 커피전문점 ‘나는카페’ 를 운영하는 사회적 기업 (사) '장애청년 꿈을 잡고'의 배상호 본부장은 그같은 최저임금법 예외조항을 무시한다. 장애청년이라고 해서 임금을 차별하는 것은 그의 기업가 정신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장애인들이 일자리를 갖고 지역사회에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사회적 기업이 ‘장애청년 꿈을 잡고’이다.

배상호 본부장(왼쪽)이 '나는카페' 의정부점에서 사회적 기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배상호 본부장은 ‘나는카페’라는 명칭에 특별한 의미가 담겨있다고 말한다. 장애청년의 자존감을 높이는 의미에서 나는(I’m)이라는 말과 장애청년이 직업을 가지고 사회 속으로 날아가자는 뜻에서 영어로 날다(Flying)라는 말을 이중적으로 쓰이도록 지었다는 것이다.

“장애인들이 청년이 되었을 때, 일자리를 얻을 수 있도록 직업훈련 차원에서 바리스타 교육을 시작했어요. 그런데 일반 기업에서 장애청년들 고용하기를 꺼리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가 직접 고용하는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장애청년 꿈을 잡고'는 설립될 때 경기도와 한국마사회에서 행정적 경제적 지원을 받았다. 지금도 '나는카페'는 마사회 지점에 입접해 있다. 사회 각계의 지원속에서 고용을 유지하고 경제 활동을 하는게 사회적 기업의 특성이기 때문이다.

'나는카페'는 경기도내 11개 매장에 50여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는데 이 중 30명 이상이 발달쟝애인이다.  지난 5월 의정부 한국전력경기북부지역본부에 나는카페 의정부점(13호점)을 열었다.

배 본부장은 발달장애청년들이 비 장애인 못지않게 바리스타로서 훌륭하게 일을 해낸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장애청년들에게 중요한 것은 기다림이다. 일하는 속도는 비 장애인의 눈에 느려보이지만 업무를 숙지할 때까지 기다려주면 맡은 업무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책임지고 해내는 게 장애인들이다.

나는카페에서 3년째 일하고 있는 다우증후군 1급 이모씨는 처음에 우유를 데워주는 스팀 피처가 뜨겁다는 이유로 이 일에 손대려 않으려 했다. 하지만 익숙해질 때까지 기다리면서 지켜봐준 결과 소극적이던 그가 적극적으로 변해갔고 스스로 업무를 개선해나갔다.

장애인이라고 해서 덮어놓고 감싸기만 해서는 기업경영이 될 수 없다. 장애인들은 무엇이 잘못 되었는지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위생문제처럼 중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따끔하게 주의를 준다.

장애청년을 모집할 때는 장애인 공단에 연락해 장애인 특수학교나 복지관에서 바리스타 교육을 받은 학생들 가운데 우수한 성적의 장애인을 추천 받아 면접을 진행한다. 배 본부장은 “면접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인품”이라며 “장애인들은 눈빛에서 진실성이 그대로 나온다. 그 진실한 모습을 보고 뽑은 뒤 몇 달 교육을 시키면 진짜 고객들에게 다가가는 바리스타로 거듭나게 된다”고 말했다.

그에게 기억에 남는 장애청년이 있다. 기초생활수급자로 생활이 어렵던 박모씨가 처음 출근했을 때 모두가 놀랐다고 한다. 면접때는 몰랐는데 그동안 관리하지 않아 손톱과 얼굴에 버즘이 피어 일하기 곤란한 상태였다. 어쩔 수 없이 가족에게 전화해 업무특성을 말하고 협조를 요구하자 깔끔하고 단정한 모습으로 변했고, 지금은 손님에게 훌륭한 서비스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철저한 관리가 지속가능한 사회적 기업을 만들어주었다고 배 본부장은 자체 진단한다.

그는 사회적 기업으로 나는카페가 오랫동안 유지되는 성공사례가 되기를 꿈꾼다. 다른 많은 사람들이 벤치마킹하는 대상이 되었으면 한다는 것이다.

“장애인은 틀린게 아니고 다른 거라고, 기다려주면 그들은 언젠가 해내고, 그 경험이 장애청년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어 장애인과 비 장애인이 서로 이해해주고 더불어 사는 사회가 될 것입니다. 그런 사회적 기업을 만들어가는 게 저의 소망입니다.”

신한대 언론학과 윤기남 한다솔

학생기자  adress0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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