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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1호선은 왜 '양치기 소년'이 되었을까?다양한 행선지에 운영주체 이원화...잦은 지연운행에 승객들 분통
가능역으로 진입중인 1호선 전동차의 모습 (박성민 기자)

“에휴... 오늘도 동광청 맞아버렸네요”

의정부로 학교를 다니는 대학생 박모씨(22)는 지하철 도착안내 스크린을 보고 한숨을 푹 내쉬었다. 박씨가 말하는 동광청이란 , 1호선 열차의 행선지로써 각각 동묘앞, 광운대, 청량리행을 뜻한다. 행선지 의정부를 가야하는 박씨는 이 세 열차를 모두 떠나보내고 소요산행이 올때까지 서울역에서 20분 가량을 기다려야 했다.

 노원구에 위치한 대학교에 재학중인 정모씨(24) 또한 휴대폰 지하철 어플에 있는 1호선 시간표를 믿었다가 낭패를 봤다. 기존 시간표보다 소요산행 기준 1호선 상행선 열차 간격이 20분 이상 벌어진 탓에 택시를 이용하여 등교를 해야만 했다. 정씨는 “1호선을 이용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듯이, 시간표는 그저 장식일 뿐”이라며 쓴 웃음을 지었다.

 지하철 1호선은  다른 노선과는 달리 시간표대로 맞추어 오는 경우가 이상할 정도로 열차 지연이 잦고 , 배차 간격 또한 크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망월사역의 1호선 열차시간표.  상행선 배차간격이 20분 이상 벌어진 모습 (박성민 기자)

◎ 1호선을 운영하는 두 개의 기관 , 서울교통공사와 한국철도공사

 1호선이 시간표대로 오지 않는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먼저 1호선을 운영하는 기관들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전체 길이가 248Km에 이르는 수도권 전철 1호선은 지하구간인 청량리역부터 서울역까지는 서울교통공사가, 나머지 지상구간은 한국철도공사가 맡고 있다. 두 기관은 자신이 담당하는 역들만 열차를 운행해도 되지만 , 원활한 운행과 승객 편의을 위해 자신들이 운영하는 구간 이외에도 열차를 운행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교통공사의 경우 , 의정부보다 북쪽에 위치한 역들의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북쪽으로는 최대 양주역까지만 열차를 운행한다. 그 마저도 일부 열차는 청량리나 동묘앞역까지만 운행한다. 1호선 모든 열차가 종점인 소요산역까지 운행되지 않는 것이다. 이렇게 열차가 중간역까지만 운행하게 되면, 해당 열차가 회차할때까지 다음열차는 대기하여야만 하고 , 이는 자연스럽게 열차 지연으로 이어진다.

◎ 다양한 시종점 문제

 1호선을 이용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왜 이렇게 행선지가 다양하지?’라는 생각을 해 보았을 것이다. ‘소요산행, 동두천행, 양주행, 의정부행, 인천행, 신창행, 서동탄행’ 등 1호선의 행선지는 복잡하게 느껴질 만큼 많다. 1호선 행선지가 이렇게 다양한 이유는 본래 1호선이 아니었던 구간이 1호선으로 편입되었기 때문이다. 본래 1호선을 일컫는 구간은 현재 서울교통공사가 관리하는 지하구간인 청량리역에서 서울역까지 10개역에 불과했다. 하지만 급속한 산업화로 점차 늘어나는 경인선 , 경부선 , 장항선의 수요를 감당하기 힘들어지자 이 구간을 모두 합쳐 ‘수도권 전철 1호선’이라고 통합하게 됐다. 이렇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1호선에는 다른 여타 노선들보다 다양한 시 종점이 생겨날 수 밖에 없었다. 

 1호선의 구로역은 경인선과 경부선으로 갈라진다. 인천행 열차와 천안행 열차가 구로역에 번갈아가며 들어오게 되며, 승객들이 플랫폼에서 기다리는 시간은 자연히 길어질 수 밖에 없다. 반대로 천안에서 북쪽으로 향하는 열차는 장거리 운행 문제로 최대 광운대역까지만 운행한다. 광운대 이후 역까지 가는 손님들은 인천에서 출발하는 소요산행 열차가 올 때 까지 기다려야만 한다.

2022년 기준 , 33년째 운행중인 1호선 구형 전동차의 모습 (박성민 기자)

◎ 30년이상 된 지하철의 노후화 문제

 1호선 지하철 중에는 유독 눈에 띄는 차량이 있다. 열차 내 창문이 통유리로 되어있는 여타 다른 노선들의 차량과 달리 이 차량은 특이하게 좌석들 뒤에 현대에는 거의 쓰이지 않는 낙창식 창문이 달려 있다. 현재 단 6대만이 남아있는 이 차량의 이름은 서울메트로에서 1989년 생산한 저항제어 전동차이다. 이 차량은 스테인리스 재질의 좌석 때문에 장시간 열차 이용시 승차감이 나쁜 것은 물론 기동 가속도가 낮아 열차 시간표를 지키기가 어렵다. 또한 노후화로 인한 잔고장을 자주 일으켜 열차 지연을 일으키는 주범이 되고 있다. 

 인천에서 서울로 출퇴근 하는 김모씨(25)는 "이 열차만 오면 다음 열차를 그냥 기다릴 정도"라며 "열차 운행중에 들리는 소음도 너무 시끄러울 뿐더러 , 오랫동안 앉아 있으면 특유 의자재질 때문에 허리가 너무 아프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교통공사측은 이 열차들을 대체할 신차들의 도입은 계획만 수립되어있는 상태이며 , 부분 보수작업을 통해 2029년까지 해당열차를 사용할 예정이라 밝혔다.

◎ 기차와 선로 공유 문제

 지난 7일에는 영등포역에서 무궁화호 열차가 탈선하는 사고가 일어나 그 여파로 1호선 지하철 전체가 지연 운행되는 일이 발생했다. 일부 시민들 중에서는 ‘기차가 탈선했는데 왜 1호선이 지연되지?’라는 의문을 가진 사람도 많았다. 이유는 1호선이 종로구간을 제외하고 나머지 구간을 일반 여객열차들과 공유하기 때문이다.  이는1호선이 지연 운행되거나 배차간격이 벌어지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KTX 뿐만 아니라 새마을,무궁화호 등 모든 열차들이 1호선과 선로를 공유하고 있는데 , 완행열차로 모든 역에 정차하는 1호선은 이 열차들 중 우선 순위에서 가장 밀려난다. 따라서 다른 열차와 함께 선로를 사용해야 할 경우 다른 열차들이 지나갈 때 까지 가만히 서서 대기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 때문에 바로 앞에 정차한 열차가 출발하지 못해 뒤에 있는 열차가 역과 역사이에서 신호 대기해야하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결국 이는 열차 지연과 배차간격이 벌어지는 주된 요인이 되고 말았다.

◎ 해결책은 없나?

 1호선의 열차 지연과 배차간격 문제는 오래전부터 문제가 제기되어왔다. 하지만 1호선의 특성상 , 위와같은 문제들을 단번에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 한국철도공사에 근무중인 임모씨(43)는 "1호선의 경우 노후화된 전동차로 인한 지연문제를 최소화하고자 현재에도 계속해서 신형 전동차가 투입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역시 가장 큰 문제는 기차와의 선로 공유에서 오는 지연 문제이기 때문에, 1호선의 배차 간격이 하루 아침에 눈에 띄게 개선되기는 쉽지 않을 것" 이라고 말했다. 출퇴근과 등하교길 시민들의 든든한 발이 되어주어야 할 지하철. 그러나 거짓말쟁이로 전락해버린 1호선의 지연과 배차간격의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이 입고있다.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방법과 해결책을 고민해 보아야 할 시간이 왔다.

 

 

박성민 기자  smsky13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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