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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락하던 ‘기지촌’, 지붕 없는 박물관이 되다동두천 턱거리마을의 눈부신 변신

경기 북부 동두천시는 미군기지와 함께 성장해온 도시이다. 1950년대에는 7200명대에 불과했던 인구수가 미군기지와 인근 기지촌 형성으로 1970년대 6만명, 1990년 7만, 2010년 9만8천명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이라크 전쟁 때 미군 병력의 50%가 빠져나갔고, 이후 미국의 병력 분산배치 전략에 따라 동두천에 주재하는 미군 규모는 크게 줄어들었다. 미군 기지를 중심으로 성장해온 소위 ‘기지촌’이라 불리는 상권들은 침체의 길을 겪었다. 미군들의 소비에 힘입어 성장했지만, 동시에 독자적인 경제 활동이 힘들었던 기생적 도시였던 만큼 기지 인근의 지역들도 활력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요즘들어 지역 주민들의 자발적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동두천에 새로운 풍경들이 나타나고 있다.

턱거리마을 박물관 간판 (=경기에코뮤지엄 공식 홈페이지)

터라는 뜻의 한자어 기(基)와 마을이라는 뜻의 촌(村)자가 합쳐져 생겨난 이름 기촌(基村)을 우리말 소리나는대로 부르면서 턱거리라 불려온 동두천시 광암동은 요즘 마을 전체가 다시 태어나는 듯한 변신을 하고 있다.

이곳 주민들은 ‘턱거리사람들 협동조합’을 만들고, 적극적으로 도시의 재생을 도모하고 있다. ‘지붕 없는 박물관’ 프로젝트는 그 일환이다. 마을 자체가 하나의 커다란 박물관인 것이다. 턱거리마을의 형성과 미군기지 인근에서 일어났던 일들이 모두 소중한 역사라는 의미에서 그렇게 지어졌다.

턱거리마을 박물관은 프로젝트의 일환이자 처음으로 완성된 지붕 없는 박물관이다. 미군기지 앞 골목 초입에 위치한 이곳은 원래 미군을 주요 손님으로 하여 술을 파는 작은 클럽 ‘황금스톨’로 운영되던 곳이다. 하지만 인근 상가가 쇠락의 길을 걸으며 황금스톨도 함께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 주거공간으로 활용되던 황금스톨은 경기문화재단의 후원과 인근 주민들의 도움으로 턱거리마을의 역사를 상징하는 공간이 되었다.

턱거리마을 박물관 내부 전시물 (=경기에코뮤지엄 공식 홈페이지)

일반적으로 박물관은 이미 죽고 사라진 역사들을 전시하여 기억하기 위한 장소이다. 하지만 턱거리마을의 지붕 없는 박물관은 다르다. 분명히 살아있는 것들을 전시하고, 그동안 있었던 이야기들을 사람들에게 직접 이야기해주는 살아있는 박물관이 되어가고 있다. 발전할 수 없다고 생각하여 점차 떠나가던 발길 대신, 마을에는 사람들이 살아온 이야기를 기억하고자 하는 발길이 찾아올 것이다. 턱거리마을은 역사의 마을로 발전하고 있다.

 

정형우 기자  scorpion1357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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