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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알 수 없는 알고리즘이 나를 여기로 끌고 왔다.”알고리즘 피로감 호소 부쩍 늘어

 별생각 없이 유튜브에 접속한다. 평소 안 보던 소재의 콘텐츠가 추천 영상으로 뜬다. ‘어, 이게 뭐지?’ 영문을 알 수 없지만 일단 클릭해 본다. 영상을 보다 보니 다른 사람들의 반응도 궁금해진다. 댓글 창을 연다. 당신과 마찬가지로 알고리즘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는 이들을 만날 수 있다.

“오늘도 알 수 없는 알고리즘이 나를 이 영상으로 끌고 왔다.”

“무엇이 나를 이곳까지 오게 했나.”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취향 저격’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으로 여겨지던 유튜브 알고리즘에 사용자들이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유튜브를 자주 사용하는 10, 20대들은 알고리즘에 의해 노출되는 광고나 편향적인 콘텐츠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 방법을 공유하기도 한다.

 알고리즘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절차나 방법이다. 포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상의 알고리즘은 이용 기록, 개인 정보를 토대로 맞춤형 콘텐츠와 광고를 노출하는 시스템이자 규칙 모음이다.

 유튜브와 넷플릭스를 즐겨 보는 대학생 임지환 씨(21)는 요즘 시청 기록과 검색 기록을 삭제한다. 알고리즘이 파악을 할 수 있는 모든 기록을 지우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다. 그는 “언젠가부터 봤던 콘텐츠나 비슷한 내용만 추천하는 알고리즘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우물 안에 갇히는 듯한 느낌이 싫다”고 했다.

 기록 삭제마저 번거롭다는 김태윤 씨(21)는 아예 로그아웃 상태에서만 유튜브를 이용한다. 그는 “썸네일 형상만 비슷하거나 제가 본 영상 제목과 몇몇 단어가 겹친다는 이유로 관련 없는 영상이 자주 보인다”며 “그럴 바에는 아예 로그아웃 상태에서 보는게 낫다”라고 하였다.

 넷플릭스의 경우도 메인 화면에서 노출하는 인기 콘텐츠에서 벗어나기 위해 원하는 장르를 직접 검색하는 방법도 공유되고 있다. 특정 장르가 넷플릭스 내에서 갖는 고유 ‘시크릿 코드’를 PC 주소창 마지막 부분에 직접 타이핑해 입력하는 것. 예를 들어 액션&어드벤처는 “1365’, 애니메이션은 ‘7424’라는 코드를 갖는다. 임 씨는 “기존 시청 패턴에서 벗어나 새로운 장르를 보기에 유용하다”고 했다.

 그러나 이러한 알고리즘을 역으로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계정을 다수 만들어 상황에 따라서 필요한 계정에 로그인 하는 것이다. 유튜브 계정을 공부, 게임, 음악 등으로 나누어서 사용한다는 한 고등학생은 “공부할 때 사용하는 계정은 뜬금없는 광고나 콘텐츠가 적어서 유용하다”라고 하였다. 이마저도 번거롭다면 추천 영상 목록이나 광고를 아예 노출하지 않도록 작동하는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것도 이들이 공유하는 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용자가 추천 알고리즘의 영향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다. 구글, 넷플릭스 등 거대 기업들이 영업비밀인 알고리즘의 구체적 원리를 밝히지 않기 때문이다. 유튜브 추천 알고리즘 개발팀에서 근무한 인공지능학자 기욤 샤슬로는 한 인터뷰에서 “알고리즘의 최우선 순위는 시청 시간을 늘리는 것”이라고 털어놨다.

 알고리즘이 개인의 가치관과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자동으로 추천해주면서 우리 삶은 여러 면에서 편리해졌다, 하지만 그 정도가 갈수록 심해지면서 편리함을 넘어  피로감을 주는 수준이 되었다. 알고리즘이 발전을 거듭해 이같은 피로감까지 해결해주는 수준으로 진화하지 않는다면 우리 삶에 득 보다 독으로 작용할 것이란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허재혁 기자  webmaster@kkobb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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