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는 끝났지만 선거에 참여할 자격이 몇 살까지 주어지느냐 하는 선거권 연령 논쟁은 여전하다. 그동안 12월에 치러지던 대선이 앞으로는 봄에 치러지게 됐기 때문이다. 학기 중 선거가 있게 되면 같은 대학생 중에서도 생일에 따라 유권자와 비 유권자로 나뉘게 된다. 딱 하루 차이로 선거권 유무가 갈리는 현상이 바람직한가 하는 논란이 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번 19대 대선에선 ‘1998년생 5월 10일 이전 출생자’까지만 선거권이 주어졌다. 만 19세 이상에게만 선거권을 주도록 선거법에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98년생은 대체로 대학 1년에 해당하는 연령층이다. 같은 학과 친구라 해도 생일이 5월10일이면 유권자, 5월11일 이후면 비 유권자가 된 것이다.

행정자치부 자료에 따르면 98년 5월 11일 출생자는 ‘2,024’명, 그해 5월11일 이후 출생자는 ‘39만 1,406명’이다. 주위의 친구는 후보별 공약을 살피고 TV토론을 지켜보며 누구를 찍을까 정치 토론을 하는데 투표권이 없는 학생들은 속만 태우고 있다.

생일이 5월 12일이어서 투표를 하지 못한 대학 1년생 한모씨는 “매우 아쉽다, 국민 손으로 대통령을 탄핵하고 새 대통령을 뽑는 선거인 만큼 꼭 참여하고 싶었는데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

선거연령을 19세에서 18세로 낮춰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선거법을 그대로 두면 다음번 대선에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대통령선거는 현직의 임기 만료 70일 전 첫 수요일에 치르도록 돼 있어 헌법개정을 하지 않는 한 20대 대선은 2022년 3월 9일이 예정일이다.

청소년보호법의 연령규정을 참고해 같은 해 출생자에게는 생일과 관계없이 선거권을 주는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다. 청소년보호법은 주류업소에 출입하거나 고용할 수 있는 나이, 술 담배를 구입할 수 있는 나이를 생일과 관계없이 연도별로 정하고 있다. 이 규정을 대선에 적용하면 대학에 들어와 술 담배 구매는 자율적으로 결정하면서 선거만큼은 할 수 없는 모순을 해소할 수 있게 된다.

경기 북부의 대학생 김모씨는 “촛불집회에서 중고교생도 정치적 발언을 하는 등 청소년들의 정치 참여가 활발해지고 있는 만큼 선거권 연령을 낮추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예지  tendy9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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