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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안심귀가 서비스를 경험해보니....취객 마주쳐도 든든...심야시간 이용불가 문제점도

 

여성 안심귀가 서비스 대원들이 신청자를 데리러 가고 있다.

 

 밤 11시, 서울 강북구 수유동의 한 골목에서 노란색 조끼를 입은 두 여성이 누군가의 전화를 받고 바쁘게 걸어간다. 이들은 평일 심야 시간에 귀가하는 여성들을 주거지까지 안전하게 데려다주는 ‘여성 안심귀가 서비스’의 스카우트 대원이다. 전화를 건 사람은 서비스 신청자 김지민 씨다. 

 김 씨의 집은 범죄로부터 안전하지 않은 골목에 위치하기 때문에 매주 평일, 안심귀가 서비스를 이용한다. 이날도 두 명의 스카우트 대원은 김 씨의 집까지 동행했다. 골목을 지날 때, 술에 취한 남성이 비틀거리며 다가왔다. 스카우트 대원들은 두려움에 떨고 있는 김 씨를 자신의 뒤로 숨기며 온몸으로 보호했다. 다가오는 남성에게 “경찰 불렀습니다. 집에 들어가세요.”라고 강한 어조로 말하자, 남성은 욕을 하며 지나쳐 갔다. 두 대원은 “욕하는 거 정도는 얌전한 편이에요”라고 말했다. 김 씨는 대원들의 동행으로 무사히 집에 도착했다.

 여성 안심귀가 서비스는 ‘여성의 안심귀가’와 ‘안전 취약지 순찰’을 목적으로 하며, 2013년 서울시를 시작으로 각 지역에서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좋은 취지와는 다르게 경기도 수원과 광명, 제주 포항시 일부까지 이용률 저조로 인한 서비스 중단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그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여성 안심귀가 서비스를 직접 이용해보았다.

‘늦은 귀가, 안전하게..’ 평일 세 시간만?

 수유1동에 사는 김수진 씨(25세, 여)는 여성 안심귀가 서비스를 이용해본 적이 없다. 김씨는 이렇게 말한다.

 “안심귀가 서비스는 필요한 순간에 없어요. 평소 10시쯤 퇴근하면 문 열린 가게들이 많아서 굳이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아도 됩니다. 야근이나 회식이 있는 날 스카우트 대원들이 필요하죠. 12시가 넘는 시간에 집에 도착하면, 골목이 너무 어두워서 누가 다가오는 것도 잘 안 보이고 정말 무섭거든요. 그런데 이 시간에는 서비스가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밝을 때 운영하다가 오히려 늦은 시간에 운영하지 않는다는 게 이상해요.”

 여성 안심귀가 서비스의 운영 시간은 월요일 오후 10시~12시, 화요일부터 금요일 오후 10시~ 다음날 오전 1시이다. 2020년 6월 2일부터 9일까지 수유동에 거주하는 10대~50대 여성 100명을 대상으로 여성 안심귀가 서비스에 대한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는 ‘네이버 폼’으로 진행했다. 그 결과, ‘불만족’에 응답한 시민 중 40%는 시간 문제를 그 이유로 꼽았다. 술을 마시는 등 늦은 시간까지 밖에 있는 경우가 많은 주말 및 공휴일은 아예 운영 시간에 포함되지 않는다. 서비스의 목적이 ‘여성의 안심귀가’와 ‘안전 취약지 순찰’인 만큼, 운영 요일과 시간을 연장할 필요가 있다.

허술한 예약 시스템에 대원들도 혼란

 화요일 오후 10시, 강북구청 ‘종합상황실’의 전화 연결을 통해 안심귀가 서비스를 신청하였다. 예약 시간은 11시 30분이었다. 신청 후, 스카우트 대원인 장한나(51) 씨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장 씨는 내가 서비스를 신청한 구역의 담당자였다. 그는 “12시 신청이죠?”라며 다른 시간을 말했다. 그리고 예약해 놓은 시간을 이야기하자, “이미 다른 사람이 예약했습니다”라며 시간을 바꾸라고 했다. 결국, 예약은 취소됐다.

 강북구청 홈페이지에는 해당 서비스의 신청 방법으로 ‘120 다산콜센터 혹은 구청 종합상황실’ 전화신청을 알리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강북구청의 다양한 부서에서 신청 전화를 받고 있으며, 스마트폰 어플인 ‘서울 안심이’를 통해서도 서비스 예약이 가능하다. 다양한 방법으로 신청을 받고 있는 만큼, 스카우트 대원들은 혼란스러운 상황을 겪을 수밖에 없다. 동시에 예약이 진행되어 일정이 겹치기도 하고, 전달받아야 할 사항들을 전달받지 못하기도 한다.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여성의 안전귀가를 돕기 위해서는 예약 시간에 대한 시스템을 점검하고 체계화할 필요가 있다.

“우리 모두의 일이니까” 대원들의 따듯한 진심

 수요일 오후 12시 30분, 안전귀가 스카우트 신청을 통해 장 씨를 만날 수 있었다. 예약 신청은 강북구청 ‘종합상황실’ 전화 연결을 통해 진행했다. 구청에서는 가장 먼저 이름과 전화번호, 출발지, 도착지를 물었다. 출발지로는 집 근처 지하철역을, 도착지로는 집 주소를 말했다. 약속시간 10분 전, 두 명의 스카우트 대원(장한나 씨, 문채림 씨)이 노란 조끼를 입고 걸어왔다. 본인 확인은 신청 시 말했던 이름과 전화번호를 통해 진행되었다. 스카우트 대원들의 동행 서비스를 받으며 간단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두 사람은 인터뷰 내내 친절한 웃음과 다정한 말투를 잃지 않았다.

 장 씨는 가장 먼저 하고 싶은 말이 예약 시간에 대한 사과라고 말했다. “안심귀가 서비스가 생긴 지 벌써 7년이 됐어요. 그동안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지금도 그 단계에 있다고 생각해요. 예약 시간만큼은 잘 지켜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게 항상 죄송하죠.” 문 씨는 7년이 지나도 시스템이 허술한 이유에 대해 예산 문제와 홍보 문제를 꼽았다. “예산이 없어서 홍보도 잘 안 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알고 계신 분들이나 기존 이용자들이 더욱 이 서비스를 알려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최대한 많은 여성이 안전귀가 서비스를 이용하기를 바라요. 여성 대상 범죄와 그에 대한 공포는 어느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일이니까요.”

 서비스 운행 중, 술에 취해 누워 있는 남성을 발견하기도 했다. 남성은 하늘을 보고 누운 채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욕설을 퍼붓고 있었다. 대원들은 갑작스러운 상황임에도 침착하게 나를 안심시켰다. 그리고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는 남성을 경찰과 함께 집으로 돌려보냈다. 도착지에서는 이용자 확인이 필요하다며 서명을 받아갔다. 신청자가 안전하게 들어가는 모습을 봐야 한다며 문을 닫을 때까지 지켜보기도 했다.

 여성 안전귀가 서비스를 직접 이용해본 결과, ‘안전’ 그리고 ‘대원들의 서비스’까지 만족스러웠다. 운영 시간과 예약 시스템을 개선한다면 더욱 많은 이용자가 생길 것이며, 서비스의 목적인 ‘여성의 안전귀가’와 ‘안전 취약지 순찰’까지 가능하게 될 것이다. 여성 안심귀가 서비스의 신청 방법은 120 다산콜센터 혹은 구청 종합상담실 전화 연결, ‘서울 안심이’ 스마트폰 어플이 있으며 대상은 ‘여성’이다. 신청자의 이름과 전화번호, 출발지와 도착지를 알고 있으면 운영 시간(평일 오후 10시~ 다음날 오전 1시, 월요일은 자정 12시) 내에 신청이 가능하다.

조희지 기자  webmaster@kkobb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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