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최초로 ‘퍼스트 캣’이 탄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관저로 입주하면서 평소에 키우던 반려묘 찡찡이를 데려간 것이다. 찡찡이에 이어 유기견 ‘토리’도 '퍼스트 도그'가 됐다. '반려동물이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이 실천에 옮겨진 것이다.

 문 대통령은 선거기간 중 반려동물 관련 5대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이중 하나가 ‘길고양이 급식소 및 중성화(TNR) 사업 확대’ 공약이다. 이에 따라 각 지역마다 길고양이 대책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의정부에선 어떨까 ?

◎길고양이가 사람을 경계하고 있다. ⓒ 의정부시 공식 블로그 행복기자단 박은주 제공

 의정부시는 고양이 개체수가 지나치게 늘어나지 않도록 길고양이를 붙잡아 번식기능을 제거하는 ‘중성화(TNR)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길고양이가 늘어나면서 주민들의 민원이 제기되는데 따른 대책이다. 실제 주민들은 밤마다 들리는 길고양이들의 불쾌한 울음소리와 고양이가 헤집어놓는 쓰레기 때문에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의정부시 가능동에 사는 대학생 김다연(23)씨는 의정부시의 정책을 환영했다. 김 씨는 “밤늦게 집에 걸어갈 때 고양이 울음소리 때문에 소름끼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라며 “중성화수술을 하면 길고양이들이 특유의 울음소리를 내지 않는다고 하니 그나마 안심이 된다.”라고 말했다.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은 주민들의 민원을 받은 시에서 해당 주민들과 협의해 길고양이 포획 계획을 세운 다음, 적당한 날 실제 포획에 나서 병원에 보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길고양이를 받은 병원에서는 중성화 시술을 한 뒤 보호소로 보내고, 여기서 일정기간 보호한 뒤 제자리로 돌려보내게 된다.

 이렇게 길고양이 한 마리를 중성화해서 풀어주는데 12만 원 정도의 비용이 소요된다. 의정부시는 올해 1억원의 예산을 들여 다른 유기동물을 포함해 총 900마리를 구조할 예정이다.

 길고양이와 공존하려는 손길은 민간에서도 내밀고 있다. 의정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경기북부 고양이 보호연대(이하 고보연)’는 다른 경기북부 지역의 고양이들을 도와주고 있다.

 고보연에서는 중성화 수술 과정에서 수술이 ‘인도적’으로 이뤄지는지 살피고 있으며, TNR활동 이외에도 아픈 길고양이를 구조하여 연계된 병원으로 이송해 치료해주는 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길고양이가 쓰레기를 뒤지는 것을 예방하고, 굶주린 길고양이들을 위해 의정부시 곳곳에 조그맣게 고양이 급식소를 설치해 사료를 제공해주고 있다.

 길고양이 관련 민원은 2가지 방법으로 접수할 수 있다. ▶첫 번째, 의정부 시청 도시농업기술과(031- 828-2316)에 연락하면 된다. 시청은 민원을 접수한 뒤 동물보호 시민단체인 ‘땡큐애니멀스’와 ‘동물구조협회’ 두 기관과 연결해 지원 사업에 나서게 된다. ▶두 번째, 네이버 카페 ‘경기북부 고보연’을 통해 도움을 요청하면 된다. 시에서 시행되는 것처럼 ‘땡큐애니멀스’와 시민주도의 TNR 봉사팀이 함께 길고양이 지원 사업이 진행된다.

 지난 2015년 벽돌을 맞고 사망한 '용인 캣맘 사건' 이후 길고양이를 둘러 싼 사회적 갈등이 많아지고 있다.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소박한 ‘구호행위’가 길고양이들이 번식하게 도와준다며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행위는 작은 생명체를 위한 구호행위일 뿐이다. 늘어나는 길고양이 개체 수로 인해 피해를 봤다면, 의정부 시청이나 고보연, 또는 각 지자체에 길고양이 중성화 수술을 신청하면 된다.

김지원  jionny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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